그래도 나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해
- 매일매일 즐기던 동물의 숲
나는 포켓몬스터를 아주 좋아한다. 이에 몇 년 전 닌텐도 스위치 기기가 발매되었을 때, 새로운 포켓몬스위치 타이틀이 발매될까 눈여겨보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기기를 구매했다. 막상 구매를 하고 나니 생활이 바빠 게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혼자 있는 여유시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싶어 포켓몬스터보다는 매일 조금씩 즐길 수 있다는 (유행이 한참 지난 후의) ‘동물의 숲’을 중고로 구매해서 시작한 적이 있었다.
게임을 시작한 며칠간은 너무 재미있었다. 매일 마을에 있는 나무를 벌목하고, 낚시를 하고, 심지어 너구리에게 빚도 몇 번 갚았다.
그렇게 매일 꾸준히 게임을 즐기던 와중에 회사일이 너무 피곤해 퇴근 후 게임을 하지 못한 채 잠에 드는 날이 두 번 정도 연달아 있었는데, 나는 그 게임을 하지 않은 이틀 이후에도 닌텐도 스위치에 손이 가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그 기기는 내 책상 위 충전기에 고스란히 놓여있다.
- 내가 가진 작은 집착, 그리고 쉬운 포기 습관
최근 내가 나 스스로를 지켜보다 발견한 나쁜 습관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약간의 집착을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집착이 이어지다 다른 환경으로 인해 잠시 멈추게 되면 이전에 이어가던 집착을 완전히 내려놓는 것에서 나아가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동물의 숲 게임을 할 때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나는 너구리에게 빚을 빨리 갚고 싶다는 마음에 나에게 주어진 섬 내부에 있는 모든 나무들을 빠짐없이 3번씩 두드리며 벌목을 했고, 매일 자라나는 수십 개의 잡초를 모두 제거했다. 심지어 이와 같은 일을 매일 반복했고, 그러한 패턴이 나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리고 생활이 바빠 게임을 며칠 하지 못한 이후에는 이러한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서 나아가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도 게임을 더 이상 플레이 하지 않고 있다.
- 넘어져도 일어나서,
예시를 게임으로 들어 귀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습관은 다른 곳에서도 조금씩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를 시작해 보겠다고 30일간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 지난 2020년 5월. 하루 일정이 많음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30개 이상의 글을 썼지만 이후 조금씩 업로드가 뜸해지기 시작한 이후로 몇 년간 공백을 가지다 최근에서야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러한 습관이 생기게 된 계기를 나의 역사에서 되돌아보면, 중학교 1학년 때 즈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평범하던 내가 중학교 1학년 첫 시험에서 전 과목에서 만점을 이루었다. 그 비법은 정말 간단했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과 참고서를 전부 구매해서 풀었고, 틀린 것도 2번, 3번씩 다시 보며 꼼꼼하게 준비를 했었다.
이러한 꼼꼼한 준비가 성공을 만든다는 방법이란 것을 알게 된 나는 이후에도 최대한 완벽에 가깝게 무언가를 준비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이 습관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완벽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게 된 것이다.
또한 포기에 대해서도,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서만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다 보니, 잘하는 것만 하게 되고 잘하지 못하게 된 것은 금방 손을 놓아버리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지금에 와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내가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해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아 그럴 수 없을 때도 있고, 또 오히려 준비만을 계속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해야 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언제까지만 사람들이, 내가 아닌 남이 나를 잘 봐주기를 기다리며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나쁜 습관을 인지한 지금, 이제부터라도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남들이 혹은 내가 나를 봐주지 않아 잠시 포기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꾸준히 나아가보려고 한다.
잘하지 못해도, 넘어져도, 포기하고 싶어도, 일어나서 계속해서 나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