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실 영어 잘 못해..
- 나 영어 잘해!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일 덕분에 미국에서 잠시 산 적이 있다.
이 경험 덕분에 보통 친구와 비슷하던 나의 영어 실력은 미국을 다녀온 뒤 월등히 성장했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한국인이 한 명 없는 환경에서 생존식으로 영어를 익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하는 방법이 익숙해졌고, 발음도 좋아졌다.
이후 한국에 온 나는 특별히 영어공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문법상 어색한 부분을 찾는 것이 쉬웠고, 중/고등학교에서 쓰이는 단어 정도는 특별히 외우지 않더라도 그 뜻을 이해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내가 영어보다는 수학/과학에 집중하는 학생이 모여있는 공학을 전공해서인지는 몰라도, 나 정도의 영어 실력이라면 어디서든 칭찬을 받았다.
특히 외향적인 성격의 나이기에,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것이 어렵지 않아 그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주변 사람이 본다면 대부분은 나를 ‘영어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나 진짜 영어 잘해?
하지만 운이 좋게 외국에서 살며 터득한 외국어 실력은 나를 게으르게 만들었다.
특별히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주변에서 멋있다는 말을 해주고, (한국에서 충족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에서) 성과가 나왔기에 나의 영어 공부는 초등학교에서 멈추었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밝히자면, 아직 한국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영문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to부정사라든가, PP시제라든가, 주어/목적어/보어 라던가.. 나는 이런 내용이 지루하게 느껴졌을 뿐 흥미가 가지 않아 정확한 영문법을 모른 채로 살아간다.
또한 나의 단어 수준은 초~고등학생이 사용하는 단어에 멈추어있다.
물론 쉬운 단어라도 내가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를 통해 해석하여 표현하다 보면 그 누구와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뉴스를 읽는다던가, 미국의 팟캐스트를 듣는다던가, 비즈니스를 위해 자료를 작성할 때에는 나는 사전의 도움을 꼭 필요로 한다.
- 영어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현재 나는, 올해 10월에 시행하는 토플 시험에 응시하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8월 말에 시험을 보는 것이었는데, 나의 준비 부족과 자신감 결여로 한화 6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시험을 미루었다.
그리고 다시 또 시험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영어공부가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
- 진짜 영어실력
미국 사회에서는 단어의 수준으로 사람을 파악할 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또한 대학시절 멘토님께서는 영어를 잘하는 것은 남들과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지금에 와서야 그 의미가 이해된다.
내가 실제 회사에서 일을 할 때에도 한국말을 사용하여 ‘A의 숫자가 커지고, 사람들이 많이 좋아합니다.’라는 말보다는 ‘A의 수치가 증가하여, 소비자의 관심도가 올라갔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상대방이 나를 전문적이라고 믿는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뜻하고자 하는 바를 더 명확한 단어를 사용하여 전달하기에도, c-level 미팅 등 중요한 사람들과의 자리에서 상대방과 비슷한 어휘량을 구사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단어의 암기는 정말 중요하다.
- 공부해야 실력이 늘겠지
지금부터 나는 지금의 나, 실질적인 영어 실력이 부족한 나를 명확히 인지할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게 될 사람으로서, 풍부한 어휘를 가질 것이다.
초급 수준의 문법을 공부하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지금부터라도 다시 영어공부를 손에 잡아 진짜 영어실력을 갖춘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