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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사 Jan 10. 2024

글만 쓰던 사람이 틱톡을 만들면 생기는 일

2주 동안 매일 틱톡을 올리면 생기는 일

틱톡 인싸이공의 베트남 여행 영상 


2주 동안 틱톡을 매일 올렸습니다. 제 소개를 조금 드리자면, 우선 영상 에디터로 일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영상 편집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요.


제가 영상 편집을 배운 건 클래스101의 글쓰기 강의를 준비하면서였습니다. 제 강의 영상을 직접 촬영 및 편집하기 위해서였죠.


클래스101 강의를 준비하면서 지인에게 "영상 편집 부트캠프에 온 것 같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는데요. 실제로 편집해야 할 영상의 양이 많기도 했고, 그 영상을 편집하면서 기본적인 것만 하는데도 배우는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처음에는 불평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영상 편집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불평하는 마음이 들자마자 생각을 고쳐먹기로 다짐했습니다.


'내가 왜 이런 것을 하고 있나'라고 생각하는 대신, '배운 것을 어딘가 써먹어야겠다, 영상을 한번 해봐야겠다'라고 생각하자


그래서 틱톡을 시작했습니다. 참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불평하는 사람으로 남기 싫어서, 불만이 가득한 마음을 비우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틱톡입니다.




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글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제 강점은 항상 글이라고 생각을 했고 웹소설과 에세이, 책을 집필하면서 돈을 벌었고 직장에서는 보고서를 쓰고 텍스트를 편집하고 기획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스스로 '글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강했던 만큼 영상과는 심리적 거리가 멀었습니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을 시작해서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제가 영상 편집을 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던 건 '글쓰기에 대한 집착'도 있습니다. 즉, 글에 대한 집착이 있었기 때문에 영상 같은 다른 미디어를 생각하는 것이 글을 배신하는 것 그런 요상한 마음도 있었죠.



두려움과 집착, 이런 끈적이는 마음은 행동과 결심 앞에서 서서히 힘을 잃습니다.


처음 틱톡을 시작할 때는 새해맞이로 '하나씩 올려보자'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소재는 '베트남 생활'이었습니다. 제 근황인데, 몇 달 전에 베트남 사이공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공사'인 필명의 고향이 사이공에 돌아온 거죠.


베트남 생활에서 얻은 생활과 꿀팁을 바탕으로 틱톡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틱톡 아이디는 '인싸이공'으로 정했습니다. 아이디를 만들고 혼자 킥킥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싸 + 사이공'의 조합이기도 하고 '인(in) + 사이공'의 의미도 있으니까요. 나름 만족스러운 아이디입니다.


 



처음에 틱톡을 시작할 때는 목표 팔로워나 좋아요 수가 없었습니다. 우선 올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하루에 하나를 만들어서 올렸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보잘것없는 숫자였습니다. 동영상의 뷰가 세 자릿수가 되는 것들이 없었고, 좋아요 수는 두 자리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일 차 영상이 하나 터졌습니다.


https://vt.tiktok.com/ZSN3mUdo3/


서울의 설경과 베트남 호치민 수영장에서 찍었던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요. 이 영상이 터지면서 팔로우가 150명 정도 늘었고 그리고 좋아요 수가 19,000까지 올랐습니다. 당시 틱톡앱을 보고 있으면 눈앞에서 좋아요 숫자가 올라가고 뷰 숫자가 늘어가는 게 보였어요.


기쁨도 느끼기 전에 많이 당황스럽놀랐습니다. 댓글도 많이 달렸는데요. 댓글 중에는 뜬금없이 저한테 욕을 하는 사람도 있어서 마음고생도 했습니다.




두려움과 불확실함을 이겨내는 힘은 끈기와 인내심입니다.


영상이 하나 터지고 나니까 그다음 날 영상 만드는 게 더 힘들었습니다.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편집기에 손이 가지 않고 기획도 되지 않더라고요. 어떤 아이디어든 부족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다음 날 올린 영상은 역시나 성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편집해서 영상을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위안이 되었습니다. 마치 처음에 동영상이 터졌을 때는 이 동영상으로 인해 내 인생이 바뀌거나 또는 어떠한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없었어요.


그다음 날 영상을 올리면서 틱톡은 하나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내가 하나하나 돌을 닦듯이, 수련하듯이 해야 하는 것이란 걸 느꼈습니다.



현재, 14일 동안 14개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현재 팔로우는 228명이고 좋아요 수는 2만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틱톡 인싸이공 계정


인싸이공은 꾸준함과 인내, 끈기의 힘을 증명하는 결과입니다. 인싸이공의 목표는 30일 동안 틱톡을 매일 올리는 것입니다. 지금 딱 반을 왔네요.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탄탄한 토대로 앞으로도 잘해보겠습니다.


틱톡을 하면서 느낀 점과 가설, 경험으로 깨달은 부분이 많습니다. 틈틈이 기회가 날 때마다 이 부분을 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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