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래된 오솔길

by 길위에 글

사진 속 그대가

깊은 그리움을 데려와

한 잔 술에 마음을 적셔요.

비틀대는 발걸음으로

가게 문을 나서면,

찬 바람이 볼을 스쳐요.


가로등

불빛 아래

내 그림자만

길게 늘어나고,

어디선가

낙엽이 바람에 부서져요.


그 바람 속엔

오래된 이름 하나,

아직도 내 마음에 머물러 있어요.

눈을 감아요

가을이 스며들고,

그날의 기억이 다시 깨어나요.


그 기억 속,

오래된 오솔길 하나

조용히 피어나요.

그 길 위엔

여전히

내가 서 있네요.


하늘엔

초승달이 걸리고,

풀벌레 울음이 들려오면

시간은

멈춘 듯,

공기마저 숨을 죽여요.


그 길 위에

기다림은 낙엽을 세고,

바람은 숨을 죽인 채

멀리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닮아

조용히 내 마음을 흔들어요.


달빛이

스며들고,

시간은 바람 따라 흐르고,

그리움은

자꾸만

오솔길 저편을 바라보네요.


나무 그림자 사이로

달빛이 길게 늘어지고,

들려오는 건

정적뿐

기다림은 그리움을 키우고,

그리움은 기억을 데려오죠.


엄마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오는 것만 같아,

한참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어요.


말 한마디, 손끝의 온기마저

바람 속에 스쳐 지나갔죠.

달빛은 내 어깨에 내려앉고,

바람은 노래처럼 불어와요.

깜깜한 세상 사이로

그날의 숨결이 다가와요.


기다림은 슬픔이 되고,

그리움은 달빛이 되어

내 마음 한편에

조용히 불을 밝히네요.

그 노래가 들려와요,

그대가 부르던 그 자장가.


그리움을 달래듯

내 이름을 불러주던

그 목소리

이젠 들리지 않아도

나는

아직 그 노래를 기억해요.


달빛 아래,

눈을 감으면

그대의 품속으로 돌아가요.

별 하나 떨어지면,

그건 아마

그대의 손짓 같아요.


어릴 적 그대처럼

나를 부르고 있네요.

달빛이 스며들고,

시간은 바람 따라 흐르고,

그리움은 자꾸만

오솔길 저편을 바라보네요.


여전히 그대가 서 있을 것만 같아

still waiting... still dreaming...

그 길 끝엔 언제나,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와

그리움이 다시 피어나

내 안의 밤을 비추네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