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거니

by 길위에 글

괜찮아, 괜찮은 거 맞지

습관처럼 내뱉던 말

아무도 묻지 않아서

혼자서 먼저 대답해버린 하루


괜찮아 보이게 웃고

아무렇지 않은 척 걸어가도

밤이 되면 남는 건

정리되지 않은 마음뿐


이렇게 물어봐줄 수는 없는 거니

오늘 하루 어땠냐고

괜히 기대해보다가

또 혼자 고개를 저어


괜찮아, 정말 괜찮은 거니

이렇게 버텨도 되는 거니

욕심인 걸까

누군가 한 번쯤

내 마음을 먼저 알아주길 바라는 게


괜찮아, 계속 괜찮다 말하면

언젠간 정말 괜찮아질까

그게 아니라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는데


눈을 뜨고 거울 앞에

한참을 가만히 서서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입술을 떼지도 못한 채

속으로만 되뇌어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조금 나아졌는지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들

전부 나에게로 돌아와

괜찮은 척 쌓아둔 시간들이

이제는 무게가 돼


괜찮아, 정말 괜찮은 거니

아무 일 없는 얼굴로

하루를 넘기는 게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닐까


괜찮아, 이렇게 묻는 것조차

욕심이 되는 밤에

나는 또 나에게

대답을 미뤄둔 채


사실은

괜찮지 않다고

한 번쯤 말해도 됐을 텐데

강해 보이느라

버티느라

나를 너무 늦게 불러왔어


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아도

오늘은 그냥 이대로여도

괜찮다고

누군가 대신 말해줬으면 해


거울 앞에 선 나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넌 괜찮은 거니

정말… 괜찮은 거니



- 괜찮은 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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