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하는 존재의 기록
나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는데
고양이는
'창문 너머에 머리가 큰 고양이가 일어서서 나를 바라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너와 나 사이에 거리가 적절하니 나는 너에게 인사를 보내겠어.'
고양이가 천천히 눈을 깜박이고,
'너는?'
나도 적절한 거리에서 눈을 깜박였다.
남은 기지개를 피며 떠나는 고양이가
마치 꿈에서 깨어나듯이 사라졌다.
서로의 눈빛은 파동이었다.
서로 다른 깊이와 리듬을 가진 생의 두 파동이
스쳐 만나는 간극에서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安寧하신가? 安寧하시다. 그럼, 이만-
고양이의 착각과 나의 착각이
서로의 고단함에 안부를 물을 때
우리는 어떤 말도 주고 받지 않았다.
그리고, 살짝 열린 작은 덧문.
돌이었거나, 말이었거나 아픈 것은 나를 지목하는 손가락이었단다. 잠시 피하고, 흘리면 되는 일. 그 잠시가, 잠시로 끝이 났으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을 거란다. 시선이 닿으면 손가락 끝이 닿았고 이내 무언가 던져지는 배제됨이 아팠었다. 고통이 순간이어서, 상처가 보이지 않아서 침묵했던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소리를 질렀으나 내 생의 굴곡과 너의 굴곡이 서로 달라서 마주치지 않았을 뿐이란다. 만약 그때, 우리가 만났더라면 우리는 서로를 향해 얼마나 모질게 날을 세웠을까. 너는 사과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사과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네 세월의 짠-함이 나에게 닿는다면, 그때는 사과와 용서가 필요 없는 자리에서 우리는 그저 안부를 물을 것이다.
말 없는 외로움조차, 삶의 여백으로 자리합니다.
혹시 작은 파동이라도 일었다면, 안부를 남겨주세요.
우리는 서로 다른 망설임 속에서도 같은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땠나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