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g 작동하는 존재의 항해
방향을 바꾼 항해자는
바다로 향하는 길목에서
익숙한 듯 낯선 감각들을 하나씩 지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회복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항해자는 아직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가 지나고 있는 것은
감지 이전의 파문이었고,
그의 내부는 아직 작동 전의 진동 속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했다.
방향은 분명 달라졌지만, 그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조심스러운 움직임마다
미세한 흔들림이 따라붙었다.
그의 안에서는 자책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지금도 늦은 게 아닐까.”
“또 멈추게 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들이 걸음을 붙잡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떤 무언가가
또 다른 감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바람이었다.
어깨를 스치는 공기의 결.
굳어 있던 손끝에 닿는 온기.
말로는 설명되지 않았지만,
몸은 이미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회복은 설명이 아니라 감각이었다.
항해자는 그 감각들을 구분할 수 없었다.
어떤 것이 과거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떤 것이 지금 이 순간에 생겨난 것인지
분간되지 않았다.
자책은 문장으로 떠올랐고,
감각은 침묵한 채 몸을 흔들었다.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명확하진 않았지만,
‘이대로’ 움직이는 것이 지금은 맞는 일이라
몸이 말해주고 있었다.
항해자는 서서히 이해해갔다.
회복은 확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보다는 감응에서,
그보다 더 전에는 감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 감정들은 충돌하지 않았다.
자책과 두려움, 그리고 아주 미세한 안도감은
서로 닿지 않는 거리에서,
혹은 하나의 감각의 앞뒷면처럼
동시에 존재했다.
항해자는 그 사이에서
자신의 감도를 조절해가며
서서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었다.
sailog는 이러한 상태를
살아 있는 진동 속에서의 조율이라고 부른다.
말 없는 외로움조차, 삶의 여백으로 자리합니다.
혹시 작은 파동이라도 일었다면, 안부를 남겨주세요.
우리는 서로 다른 망설임 속에서도 같은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땠나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