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가기 위한 여정
불안한 미래를 앉고 가는 스위스 준비기
재작년 12월을 기점으로 퇴사 후, 남편은 유학을 나는 일하러 유럽에 가기로 결심했다. 해외생활은 우리가 결혼 전부터 많이 얘기를 해왔던 터라 코로나가 스멀스멀 일상으로 들어온 직후부터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첫출발은 운 좋게 선정된 나의 국가장학금이었다. 지인이 알려준 해외유학생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덜컥 당선이 된 게 이 무모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이후 오빠는 진짜 가야겠구나를 실감하고 열심히 유럽대학과 전공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이렇게 진짜 스위스 준비기를 시작해 갔다.
4년간 다니던 건축설계회사를 때려치우고 준비를 했다. 먼저 남편의 대학이 우선이기에, 거기에 맞춰 같은 지역으로 회사를 지원할 마음이었다. 호기롭게 시작된 우리의 여정은 나름 순탄했다. 오빠도 한 번에 영어성적과 각종 자격을 갖춰 한 대학에 합격을 했다. 나도 그에 맞춰 같은 지역인 취리히 근처에 회사를 알아보게 되었다. 사실 아직도 건축이 나에게 맞는 길인지 모르겠지만, 건축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과 디자인을 하는 과정 그리고 건축물을 보는 재미까지 있으니.. 아직까진 이 길이 나의 길인가 싶기도 했다.
먼저 CV, 나의 이력서를 정리하고 내가 정한 디자인 폼에 맞춰 정리를 했다. 나름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나에게 뭐가 남았지 라는 회의감이 잠시 들었다. 머 하지만 그 또한 경험 아니었나라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프로젝트와 이력서를 정리해 보았다.
다음으로 포트폴리오,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는 무기이자 경쟁력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 기억에 남을 작업을 해봤다는 거 자체가 큰 경험이자 자산이니까.
그리고 회사에 따라 옵션으로 CL or ML(motivation letter라고 부르던데 요즘)을 작성했다. 회사 이름만 바꾸고 같은 맥락에서 왜 지원하는지 내가 원하는 디자인방향 그리고 회사와 부합하는 점을 적어내려 갔다.
이렇게 나의 해외취업기가 시작됐다.
영어도 별로 못하고 엄청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무턱대고 부딪히려는 배짱하나는 누구보다두득하고 용감하다. 무식하면 용감하고 머리가 안되면 몸으로 부딪히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처음엔 네덜란드로 가고 싶어 네덜란드 회사 몇 곳에 어플라이를 했는데 일부는 미안하다는 답장을 받았고, 일부는 답이 오지 않았다. (차라리 잘된거라 믿는다)
그리고
오빠의 취리히 합격소식 후 처음으로 보내본 스위스 취리히근방 아르가우 주(취리히에 있는 사무실인 줄 알고 이력서를 보냈는데)에 있는 한 회사에서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이 왔다. 포트폴리오를 보낸 지 이틀 만에 연락이 왔고 그다음 주에 바로 화상 면접을 봤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스몰톡을 나누고, 내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약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 후 그쪽 회사에 대한 소개와 프로젝트 소개 그리고 팀원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일 년에 5주의 휴가와 유연한 근로제 그리고 인턴이지만, 한국보다 많은 시급과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거 같아 벌써부터 신이 났다. 나름 좋은 텐션과 분위기로 합격을 장담했다. 그리고 며칠 후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