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여-
모든 길을 걸어. 강남에서 신논현역으로.
신논현역에서 한강으로.
늘 너와 걷는 장소에서 어느 순간 너의 기억과 마주쳐.
그 순간이 울음이 터지는 지점이야.
어느덧 네가 간지 한 달이 되어간다.
나 모 했냐면, 생각 하기 싫어서 대한민국 드라마란 드라마 , 코믹 영화란 영화를 다봤다.
생각하기 싫어서.
며칠전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혹시 죽고 싶다거나 삶을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적 있느냐는 질문에
"아들이 있는데 어떻게 죽어요?" 라고 이야기 했어.
형아 있잖아. 형아도 펑펑 울더라.
나 형아 우는 거 처음 봤어. 엄마 아빠 이혼해도 안 울던 형아인데.
개가 죽었다고 자살할 수는 없는 것이나. 그만큼 쉽게 잊혀지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걸 처음 알았어.
뭐든 겪어봐야 알지 않겠니.
너는 반려견이 아리라 반려인이였으니까. 이 엄마에게는.
그런데 그 모든 순간이 정말 감당이 안된다.
기억을 모두 지울수도 없고.
네가 없는 삶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지금은 하루 종일 말이 없는 이 공간에서 너를 생각하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어.
그런데 사람이 또 적응을 하더라. 나는 매정한 사람인가봐더 이제는 너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불시에 터지는 눈물도 참으려고. 나는 그런 사람인가봐.
너와는 다른
미안한데... 어디서 무엇이 될지 몰라도 잘살아.
나에게 소중한 걸 잃는다는 건 몹시 힘들더구나. 나에겐 초상 난 일이라. 아직도 너의 영상이나 사진은 못 봐
그래도 인간이 일은 해야지. 뼈가 으르러 져도 일은 해야지……
나의 사랑스런 아가야. 네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