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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Jun 20. 2024

유목민들의 삶






〈 오늘의 책 〉      

    


《 노마드 》 - 문명을 가로지른 방랑자들, 유목민이 만든 절반의 역사 

   _앤서니 새틴 / 까치          



노마드(Nomads)의 어원은 노모스(nomos)이다. 노모스의 뜻은 다양하다. ‘방목지’ 또는 ‘방랑하는 유목민의 일원’등 몇 가지가 있으나 ‘가축 떼를 방목할 법적 권리를 가질 장소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그중 근접한 의미로 이해된다.            



최근 들어 ‘노마드’는 상반된 이미지로 다가온다. 낭만적이고 근사한 향수에 젖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떠돌이, 철새, 방랑자, 도피 중인 사람, 주거 부정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좀 어두운 뜻으로도 부른다.          



18세기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역사의 기저에는 지리가 놓여있다”라고 말했다. 2세기가 지나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가 ‘노마드’에 철학적 의미를 주었다고도 하지만, 들뢰즈는 노마드하면 떠오르는 유목민들에겐 좋은 말을 안 남겼다. “유목민에게는 지리만 있고 역사는 없다”고 한 것이다. 과연 그런가? 비록 그들(유목민)이 떠난 자리에 비록 아무것도 남겨져 있지 않을지라도 역사조차 없다는 것은 좀 심하지 않은가?          






이 책의 지은이 앤서니 새틴은 작가, 언론인, 방송인으로 소개된다. 독특한 통찰력과 탁월한 스토리텔러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지은이의 다년간 연구와 검토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서술되었다. 지은이는 왜 노마드에 역사가 없냐고 반문한다. 유목민은 언제나 인류 역사에서 적어도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고, 많은 역사가들이 전통적으로 문명이라고 부른 것의 발달에 필수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징적인 것은 지은이가 도서관에 처박혀 자료만 들추며 이 책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유목민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그들의 배려 속에 천막생활을 하기도 했다.          



책은 총 3부로 편집되었다. 1부는 정착민과 유목민들이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과 목축 생활로 옮겨가는 과정의 초기 역사로 돌아간다. 2부에선 좀 더 복잡한 형태의 유목 생활로 넘어간 뒤, 여전히 이동성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세운 몇몇 위대한 제국들 이야기가 펼쳐진다. 훈족, 아랍인, 몽골인, 중국 원나라를 구성했던 다민족 등이 등장한다. 3부는 ‘회복하기’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무엇을 회복할 것인가? 백인들은 인간계를 지배하려고 애썼듯이 자연계도 지배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그들에 의해 유목민들의 흔적도 사라졌다. 영어 사전에 노마드(nomad)라는 단어가 등재도 되지 못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유목민들의 흔적과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학자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인류의 조상은 모두 한때 수렵채집인이자 유목민이었다. 최소한 노마드는 자연을 훼손하거나 소유욕을 부리지 않았다. 유목민에 대해 잘못 된 인식과 형편없이 망가져가는 자연은 회복되어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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