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것과 사소한 것

by 생강

어린 시절에는 '인생'이라는 말의 거대한 의미가 너무나 멋졌다. 인생을 생각하고 있는 나. 멋진 인생을 꿈꾸는 나. 미지의 세계인 인생. 앞으로 창창해질 나의 인생.


상상 속 인생에서 나는 UN의 직원이기도 했고, NGO 활동가이기도 했고, 기업의 임원이기도 했다. 그 많던 인생의 모습 속에서 아마 지금의 모습은 없었던 것 같다.


거대한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끝없이 펼쳐진 우주, 세계 구석구석의 여행 등등. 작은 것보다 큰 것을 꿈꾸는 것은 인간의 본성 속에 숨겨져 있는 무언가인 듯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거대한 것을 꿈꾸면 금세 포기하게 된다. 거대한 인생을 설계하면 눈앞의 것들을 하지 못한다. 거대한 우주만 바라보다가 내 눈앞의 사람도 놓친다. 거대한 것의 함정인 것 같다.


이제는 안다. 거대한 것이 꼭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눈앞에 있는 소중한 것을 잘 잡는 것도,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사소한 것에 내 온 마음을 다하면 거대한 것은 저절로 따라온다. 뭐. 안 따라온다면 그건 그것대로 상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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