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단편]철새들이 무리 짓는 이쯤, 나의 암탉은?

오늘의 질문: 10월 21일

by 유이지유

心邊雜記 오늘의 질문: 10월 21일


“철새들이 무리 짓는 이쯤,

‘마당을 나온 (나의) 암탉’ 뭘 하고 있을까?”



단풍구경을 가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철새들이 ‘시옷’ 자를 그리며 남쪽(이겠지?) 땅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본능에 따라갈 때와 갈 곳을 향하는 존재를 보고 있자니 암탉이 떠올랐다.

극대비의 삶을 강요당하고 그게 강요된 삶인지 조차 깨달을 새도 없이 흩어지고 마는 존재들.


사회의 틀에 완벽히 적응해 사는 삶과 그 중간쯤의 삶, 그리고 아예 빗겨 난 삶.


그 어떤 삶을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가?

어떤 삶이든 그 삶을 자신이 어떻게 수용하고 영위하고 있는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떤 상황, 사회이든 인간에게 녹녹한 것은 없다. 천국을 지옥으로 사는 것, 지옥(천국까지는 아니더라도)이더라도 감내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세상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탁하게 일그러진 거울로는 어떤 것도 제 모습을 비출 수 없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결코 만족할리 없는 인생살이를 어떻게 건너는 중인가.


그저 가쁜 입김을 내뿜어

거울 닦는 일에 조금 더 애를 써 볼 뿐이다.



철새와 암탉으로 추(秋)한 시절을 반추해 봤다.



*

<마당을 나온 암탉> 읽은 지 벌써 3년 반이 지났네.

애들 책이라고 생각해서 삐딱하게 앉아 훌훌 넘겼었다.

믿을 만한 친구의 추천이 아니었으면 결코 마주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독서 후, 임팩트는 크지 않았지만 많은 질문거리를 던져주고, 오래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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