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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자코 Sep 16. 2016

엄마랑 목발 짚고 유럽여행

엄마랑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다.

나는 해외여행을 늘 동경해왔다.


대학생 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숙소/항공권 비용을 지원받아 첫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후로는,

줄곧 고시 공부 하느라 여행을 다녀 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장인이 된 후에는 1년에 한 번씩은 꼭 해외여행을 다녀오려 노력하고 있다.


[나의 해외여행 기록]
 * 2007년(20살) 대학교 1학년, 동아리(통역 봉사) 활동을 통해 다녀온 1달간 호주 시드니 여행
 * 2013년(26살) 직장인 1년 차,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다녀온 9박 터키 패키지여행 (with 엄마)
 * 2014년(27살) 직장인 2년 차, 설 연휴를 이용하여 다녀온 2박 일본 오사카 여행 (with 지인)
 * 2015년(28살) 직장인 3년 차, 제주도에서 살게 되어 해외여행 PASS
* 2016년(29살) 직장인 4년 차, 안식휴가를 이용하여 다녀온 24박 25일 유럽여행(영/프/스/이) (with 엄마)
* 2016년(29살) 직장인 4년 차, 휴가내고 다녀온 3박 홍콩 여행 (with 언니)


이번에 2016년(29살) 직장인 4년 차,

한 달 간의 안식 휴가를 이용해서 24박 25일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직장인에게 다시없을 한 달 간의 소중한 휴가를 어떻게 쓸까 무척 고민이 되었는데,

나의 여행 메이트는 엄마가 되었다.


엄마도 때마침 나와 같은 시기에 한 달간의 안식 휴가를 받게 되었는데,

나는 4년 차, 엄마는 34년 차 직장인이라는 점에서, 열심히 일한 자여, 떠나라! 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나처럼 해외여행을 좋아한다.

엄마는 세계 지도를 펼쳐서 다녀온 나라를 색칠하시곤 했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지금이 아니면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 어려우실 것 같아, 함께 떠나기로 결심하였다.


그런데 함께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까지만(?) 아름다웠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매 순간 결정마다 의견 충돌이 잦았다.


1. 패키지여행  vs 자유여행을 갈 것인가?
2. 몇 박 여행을 갈 것인가?
3. 어느 나라를 갈 것인가?




1. 패키지여행  vs 자유여행을 갈 것인가?

이 부분은 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다.


50대인 엄마는 안전한 패키지여행을 고집했다. 한 번도 자유 여행 가본 적이 없으셨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데다, 나를 못 미더워하신 것 같다.


나는 자유여행을 가고 싶었다. 대학생 때 못 누려 본 자유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 데다, 안식 휴가는 내게 너무도 특별한 선물이었기 때문에 내 자유 의지가 반영된 여행으로 꾸미고 싶었다. 더욱이 나는 원래 겁이 많은 편이라 밤늦게 돌아다닐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는 무척 단호했다.

결국 내가 패키지여행 몇 개를 추려서 엄마에게 보여주면 엄마가 선택하는 단계까지 갔었다.


그러다 내가 너무 억울한 거다.

20살 여자 혼자서도 유럽 잘 만 갔다 오는데, 왜 못 가게 하는지 억울해졌다.


그래서 과감하게 Deal을 했다.

자유 여행으로 가면, 1000만 원 까지는 내가 부담하겠노라고!

그래서 자유 여행이 되었다. ㅎㅎㅎ

(그런데 총비용이 1500만 원이어서, 엄마가 500만 원을 부담한 것은 함정이다.)

2. 몇 박 여행을 갈 것인가?

한 달 간의 휴가 중 얼마간 여행을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고민이었다.

엄마는 처음에는 2주 정도가 어떻겠냐고 했지만, 이왕 가는 거 최대한 길게 가는 것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그래서 과감하게 24박 25일로 결정했다.

그런데 여행 간 지 2주 정도 되니까 무척 집에 가고 싶었다. (!)


3. 어느 나라를 갈 것인가?

뚜렷하게 가고 싶은 나라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엄마는 스페인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내 지인이 스페인에서 강도당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제외했다.

나는 동유럽(체코)에 가보고 싶기도 했다.

드넓은 유럽 지도를 보면서 매일 생각이 바뀌었다.


그러다 어느 날 엄마가 지인으로부터 서유럽부터 가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유럽여행 카페(네이버 유랑)에서 서유럽 여행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24박으로 서유럽 여행 루트를 검색하면서 일정을 참고했다.

그리고 무난하게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으로 결정했다.

-  그런데 우리가 출발하기 전 날 IS에서 로마, 파리 등을 테러하겠다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OMG)




위 3개가 결정된 이후부터는 열심히 아래 내용을 검색했다.

1. 저렴한 항공권
2. 나라 별로 가고 싶은 도시
3. 도시 별 좋은 숙소





1. 저렴한 항공권

엄마의 국적기 사랑 때문에 아시아나 항공으로 결정했다.

아시아나(로마in 런던out)로, 인당 120만원으로 결제했다. (출발일 2달 전 결제)


항공권 검색은 주로 인터파크 항공, 아시아나 항공, 스카이스캐너 등을 이용했다.

인터파크 항공은 모바일 결제 시 특정 카드를 통해 결제하면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나도 카드를 새로 발급받아 해당 카드로 결제했다.


2. 나라 별로 가고 싶은 도시

나라를 정했으면, 도시를 정해야 한다.

도시 이동을 자주하는 것이 좋겠지만, 나는 엄마와 다녔기 때문에 도시/숙소 이동을 최소화 해야 했다.

근교는 투어를 이용해서 당일 치기로 다녀왔다.


[다녀온 도시]
 * 이탈리아(12박) : 로마, 아씨시, 피렌체, 베네치아, (남부는 1박 2일 투어)
 * 스위스(3박) : 인터라켄
 * 프랑스(5박) : 파리, (몽생미셸은 당일투어)
 * 영국(4박) : 런던, (런던 근교는 당일투어)


3. 도시 별 숙소

도시를 결정하고, 숙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위치가 좋은 곳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었다.

무거운 캐리어 끌고 이동하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기차역(또는 공항)에서 이동하기 편리한지, 투어 만남 장소와도 멀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했다.

엘레베이터가 있는지도 필수적으로 봤다.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싶지 않았다. (절레절레)


숙소 검색은 유랑 카페, 블로그, 아고다, 호텔스닷컴, 네이버 호텔 등을 주로 이용했다.

앱 별로 숙소 리뷰를 모두 찾아봤고, 포털에서 해당 호텔명을 입력하여 후기는 모두 읽어봤다.


이렇게 항공권/숙소 예약도 끝나고,

순조롭게 투어, 일정 등을 정리해가고 있었던 때에


정확하게는 출발하기 2주 전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엄마가 다리를 다쳤다.

인대를 다쳤다.

발을 못 디딘다.


엄마는 결국

목발 짚고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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