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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자코 Jan 22. 2017

D+4 이탈리아 남부투어 첫 번째 날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한 순간이어야 한다.

이탈리아 남부 투어를 가는 날이다.

남부 지역은 개별적으로 가기는 어려워서 처음부터 투어를 고려했다.


투어 업체는 주변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아서, 가장 평이 좋은 유로 자전거나라로 선택했다.


[유로 자전거나라 > 남부 투어 > 1박 2일 레알 팩 정보]

1. 비용 : 738,000원 (2인 기준)
- 사전 예약금 200,000원(얼리버드에 따른 할인율 있을 수 있음)
- 현지 지불(환율 변동 있음) : 반드시 현금으로 지불해야 함(카드결제 불가)
    1) 비용  409,500원(300유로)
    2) 기타(입장료, 식사) 128,000원(94유로)

2. 일정
- 당일 오전 7시(월별 다를 수 있음) :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정문 앞 집합
- 1일 차 : 로마 출발 - 소렌토 전망대 - 세계 7대 비경 아말피 해안도로 - 포지타노 전망대, 중심가 - 아말피 (시내 관광) - 항구도시 살레르노(저녁 및 호텔 투숙)
- 2일 차 : 살레르노 - 폼페이(집중 투어 및 점심) - 나폴리(산타루치아항, 계란 성 투어) - 로마 귀환

3. 준비물
- 여권, 이어폰, 개인 방석, 현지 지불금, 투어 예약 프린트, 우산(우비), 멀미약, 가방(50x50  미만), 관광지에 따라 셀카봉 불가한 경우 있음


만남의 장소는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였으나,

엄마 걷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30분 일찍 서둘러 숙소에서 나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만남의 장소로 가는 길


우리는 투어 후 복귀한 후에도 동일한 숙소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캐리어는 하루 동안 숙소(la casa di amy)에 맡겨둘 참이었다.


5유로 지불 시 가능하고, 짐은 체크아웃 시 맡기거나 이른 체크아웃 시에는 방에 두고 가면 된다.

혹시 커뮤니케이션에 착오가 생길까 봐, 캐리어 위에 안 되는 영어로 메모도 남겨두었다.


분명 이야기는 나눴지만, 내 영어 회화 실력을 믿을 순 없다.


다만, 걱정됐던 것은 역시 엄마의 다리 상태였다.


전 날 바티칸 투어 때도 겪었듯이,

가이드가 혹시나 같이 갈 수 없다고 단칼에 내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그 날 하루는 호텔 예약도 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남부 투어를 꼭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 멀리 가이드가 보였고, 열심히 우리 상황을 설명했다.


"계단이 있거나 걷는 코스가 있다면, 우리는 따로 다니겠다."

"집합 장소만 알려주면 그거에 맞춰서 움직이겠다. 피해 없도록 하겠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가이드님은 이번 투어에 가이드 1명이 더 동행하기 때문에,

케어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안심시켜주셨다.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모른다.

우리와 함께 한 가이드님은 배테랑이신 류재선 가이드님이셨고, 투어 내내 너무 만족스러웠다.


유로 자전거나라 로고가 크게 박힌 대형 차량에 탑승했다.


좌석 앞뒤 간격도 넓은 편이라 편했고,

가이드님 설명과 음악 선곡도 너무 좋았어서 가는 길 내내 즐거웠다.


11시쯤, 소렌토에 다 같이 내렸다.

깎아내린 해안절벽과 아름다운 전경의 소렌토가 한눈에 보였다.

한 20분 정도 넉넉하게 사진을 찍고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축복 받은 것이 분명하다.
하늘과 해안의 경계가 어디일까?


버스에서 세계 7대 비경이라는 아말피 해안도로도 구경했다.

넓게 펼쳐진 지평선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12시쯤, 우리는 포지타노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포지타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보다 아름다운 마을이 있을까?


그리고 다 같이 중심지로 이동하여 관광을 이어나가려는데, 계단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와 엄마는 가이드님이 불러주신 택시를 타고 별도로 이동했다.

택시를 타고 내린 이후에도 계단이 적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함께 이동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본다.


더욱이, 가이드님이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추천 식당과 집합시간을 미리 알려주신 덕분에

엄마와 나는 포지타노 중심지를 천천히 구경한 후, 알려주신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포지타노는 이동 시 계단이 많아서 목발 여행자에게는 무척 어려운 곳 같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여유를 가지고 쉬엄쉬엄 이동했다.


그저 바라보는 모든 뷰가 나에게는 힐링으로 다가왔다.

포지타노는 아름다움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우리는 점심 식사를 위해 가이드님이 알려주신 식당으로 들어갔다.


Buca di bacco 식당이었고, 포지타노에서 유명한 맛집인 듯하다.

지중해 바닷가 바로 앞이라 뷰가 환상적이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자리에서,

시원한 PERONI 맥주와 함께 하는 아주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었다.

(찍은 사진을 보면, 내가 너무나도 편안하고 행복해 보인다.)

맛이 최고다.


식사 마친 후 집합 시간까지 남은 자유시간 동안은

편안히 앉아 해안가와 마을을 바라보았다.


넓게 펼쳐진 하늘과 지평선, 그 위에 떠있는 배들..

켭켭히 쌓아 올려져 있는 독특한 구조의 마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런 마을 구조는 난생 처음 본다.
평온한 포지타노
포지타노 주민에게는 그저 흔한 마을 풍경
포지타노 떠나기 전 먹은 오렌지 샤벳과 커피 한 잔..


이제 아말피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처음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


항구도 배도 작다 보니, 고정된 발판을 잡고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물결이 일렁이는 것을 그대로 느끼며, 양 옆 손잡이를 잡고 아슬아슬하게 타야 한다.


물론 두 다리에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조심조심 탑승 가능한 수준이지만,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혹시나 다치진 않을까, 배를 못 타진 않을까,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걱정됐다.


그래도 다행히 탑승 완료!

정말 십 년 감수했다.

(엄마가 마지막에는 거의 앉아서 갔다. 엄마의 임기응변에 박수를...)




그렇게 아말피로 출발했다.

포지타노야, 안녕..
포지타노에 떠 있는 배 한 척


아말피 시내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가이드님의 인솔로 아말피 시내를 쭉 돌아보고, 각자 자유시간을 가졌다.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셔서,

간식으로 오징어 튀김과 맥주,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아주 맛이 좋았다.

또 먹고 싶다.
아~ 해보세요.
아말피 시내 풍경1
아말피 시내 풍경2


그리고 아말피는 안드레아 성인이 묻혀 계신 곳이라, 성당과 동상이 많았다.

성당은 금빛 칠이 되어 있어, 그 존재가 무척 아름답고 고귀하게 느껴졌다.

계단이 많아서 올라가 보진 않았다.
아멘...


아말피 시내는 계단은 많지 않고, 주로 평지로 되어 있어서 돌아다니기 나쁘지 않았다.

다만, 엄마가 오래 걷기 힘들어해서 조금만 돌아보고 앉아서 쉬었다.




이제 다시 배를 타고 살레르노 호텔로 이동한다.

4성급 Hotel DEI PRINCIPATI라는 곳이었다.


룸 상태는 깔끔했고 어매니티도 좋았다.

(생각지 못하게 트리플룸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디너는 좀 많이 짰던 것 같다.


이런 건 한번씩 찍게 된다.
호텔은 만족스러웠다.
비쥬얼은 괜찮은데, 짰던 기억이 있다.



디너를 먹은 후에는 방에 올라가 휴족시간 붙이고 푹 쉬었다.


배테랑이신 가이드님이 상황 별로 적절하게 판단해주신 덕분에,
투어 내내 다른 여행객에게 피해를 덜 끼치게 된 것 같아 감사했다.


투어업체 자체도 만족 스러웠고,

이렇게 자유여행 도중에 투어 프로그램을 몇 개 껴넣는 것을 추천한다.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도 만나고, 풍성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오늘의 전경을 찍은 동영상은 아래 유투브에서 확인할  있다.

https://youtu.be/a168rAlrJGI


4/26 D+4 엄마의 일기

아침 4시에 기상해서 미리 받아놓은 빵과 요거트로 식사하고 캐리어에 짐 싸서 필요한 것만 챙기고 메모 적어놓고 남부 여행 시작.
7시 전에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에서 류재선 가이드님과 인사하고 버스에 탑승.

좀 가다가 휴게실에서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사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에스프레소가 나와서 당황했다. 딸이 카푸치노를 시켜서 나누어 먹고 출발했다.

소렌토에 내려서 사진 찍고 전망 보고 다시 버스 타서 아말피 해안도로 구경하고 내렸다.

택시 20유로 주고 차 닿는 곳까지 포지타노 가서 내렸다. 자유시간을 넉넉히 3시간 내에 점심(리조토, 파스타, 맥주) 고급지게 먹고, 해안가에 앉아 있다가 배를 타고 지중해를 끝없이 바라보며 고급진 전경을 봤다. (레몬 샤벳 대신 오렌지 샤벳, 카페라테를 먹었다.)

아말피에서 내려서 살레르노로 이동했다.
아말피에서 구경하며 오징어튀김, 맥주, 두오모 성당을 구경했다. 12제자 중 안드레아의 무덤이 있고, 베드로의 형이라 한다.
두오모 성당이 있다는 것은 한 나라였기에 있다고 함.
배를 두번이나 타고 올랐다가 내려오는 게 다리가 힘들었다.

날씨는 정말좋았다. 숙소에 와서 식사했는데 달고(디저트), 식사는 짰다.
입에 맞지 않아 살찌기 쉬운 음식만 섭취하는 듯 하다.

이탈리아는 공기도 좋지만, 바다 색깔은 표현이 안될 정도로 물색깔이 진파랑색이라 해야하나,
물이 너무나도 깨끗했다. 장시간에 걸쳐 로마에서 소렌토로, 아말피 지나서 살레르노로 이동하고
지금은 숙소에서 저녁 먹고 휴식 중이다.

내가 58살이 되어서 세계 7대 비경 아말피 해안도로 본 게 정말 값진 추억이 된 것이다.
그리고 아말피에서 안드레아 매장되어 있는 두오모 성당을 본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이다.
숙소에 와서 딸은 너무 피곤한지 씻지도 않고 누워서 자는 듯하다.

저녁이 되니 저녁 참치 스테이크와 감자가 나왔는데, 감자는 맛있었지만 참치 스테이크는 너무 짜서 먹지 못했다. 디저트는 엄청 단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너무 달아서 딸기만 먹었다.

이탈리아 음식은 절대 설탕으로 조리를 안 하지만, 디저트는 정말 달게 먹는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간장, 진간장으로 간을 하지만, 이탈리아는 소금으로만 한다고 한다.
실제 나트륨 양도 한국 음식이 더 높다고 한다.

하루 종일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주변의 포지타노의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은 참으로 넓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온 삶이 하나의 점으로 생각이 되어서 지나간 시간이 아쉽다.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오늘 이 시간이 나에게 처음 주어지는 시간이고,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 한다.
아름다운 음악과 설명, 너무나도 잘해주신 가이드님께 감사하다.
내일도 기대된다.
가장 소중한 지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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