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나루 답사기
한때 점 보는데 푹 빠진 시절이 있었다.
남들 못지않게 시간도 돈도 써봤으니
어찌 신점 잘 보는 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하겠는가?
감사하게도 용한 점집을 찾고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게 직업이 되었다.
사명감에 하루가 다르게 점을 보고 있다.
오늘은 사주나루 신점, 그중에서도 용한 점집을 찾아 전국을 돌며 직접 스카우트한 선생님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제목에 이끌렸지만 내가 아는 무당도 있나 하고 찾는 사람들도 있을 듯하다.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도 있을 거라 본다.
아, 실제 아호와 사주나루 예명이 달라 이름만 보고는 긴가민가 할 수도 있다.
전남 흑산도에서 만난 [고춘자]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지만 고춘자 선생님만큼이나 가는 길이 힘들었던 적은 없다.
뱃멀미가 심한 탓에 흑산도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행히도 찾아간 보람이 있었던 만큼 탁월한 점사를 내려주셨다.
장차 30년, 점을 봐오신 세월이 짧지 않기에 영안으로 보는 만큼 통찰력도 수준급이셨다.
괜히 흑산도 전설, 만신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던...
한사코 거절하시는 걸 '신점 보는 사람들이 암만 간절해도 흑산도까지 오는 건 보통이 아니다, 선생님꼐 공수 한마디 듣고자 하는 분이 많다' 겨우 설득해 사주나루로 모실 수 있었다.
서울 분당에서 만난 [방울선녀]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세습무 가문의 3대 제자, 방울선녀 선생님이다.
내림을 통해 아기씨를 모시고 나서 분당에 터를 잡으셨다.
활동하자마자 입소문이 났는데, 무업(巫業)을 이어온 가문인만큼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신다.
무당 중에서도 엽전으로 보시는 분들은 찾아보기 힘든데, 점에 익숙하신 분들이 줄곧 찾아가는 점집이었다.
기도 일정이 빽빽한 탓에 상담이 어려우니 접속 알림이 이롭다.
경기도 광주에서 만난 [백룡도사]
옛말에 신당을 모시는 제자에게 삼천세계 신이 내리면 삼천진중,
하늘세계 물의 세계 인간세계 육지세계 축생세계 명부지옥세계의 여섯 문을 열면 육천전안이라 하였다.
올바른 제자의 길을 걸어야만, 그만큼 수행에 전념해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니 그 길이 고되기에 육 선전안을 모두 연 제자의 신통력은 가히 영검하다 하였다.
점사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니 점 한 번 보기가 그리도 어렵다.
그렇게 모셔온 선생님이 경기도 광주의 백룡도사 선생님이다.
경기도에서 점 좀 보러 다니셨다 하시는 분들은 '어?'하고 반가워할 얼굴이지 않을까.
강원도 태백에서 만난 [별상 할머니]
마음 맞는 사람들과 미시령에서 창수령까지.
산맥을 타고 강원을 돌며 점집투어를 다녀왔을 때 찾아뵈었다.
수십 곳을 돌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어 용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음에 낙담하던 중,
강원 산골나무 전경에 감흥이 없을 때쯔음 태백에서 만났다.
원래 리스트에 있는 분은 아니었지만 태백에 들러 여독을 풀 때 유지 어르신께 소개를 받았다.
점사를 듣고 일행 하나는 '고개를 몇 고개나 넘어도 이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의미가 없었다'는 말로 여정을 마쳤다. 2000년, 신내림을 받고 여즉 제자의 길을 걷고 계신 선생님이다.
개인적인 고민이 생기면 꼭 찾아뵈었을 정도로 사주나루 초창기에 곧장 모셔온 선생님이다.
당부하자면 지금의 고민은 대다수 점사로 해결 가능하다.
점 보는데 큰돈을 쓸 필요 없다는 말이다.
무심코 듣다 마음에 꽂힌 한마디로 목숨을 살리는 것이 진정 무당의 영검함이다.
짧은 통화만으로도 얼마든지 점사를 받을 수 있어야 신점 잘 보는 곳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