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신)
사주풀이를 찾을 때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 중 한 가지는,
"사주 공부를 오래 한 역술인이 잘 보는 건가요?"
아무래도 역술인은 자격이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없다 보니...
역술인의 나이나 얼마나 했는지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
오래 한 만큼 실관 경험이 많고, 학식이 높을 거라는 건 이해하지만 함정이 많다.
같은 역술인이라도 몇 년 경력 가지고는 실력을 따져보기가 힘들다.
그럼 어떻게 실력을 증명할 수 있을까?
이번 인터뷰가 그 해답이 되리라.
인터뷰가 너무 방대하다면 3번, 4번 질문만이라도 읽어보길
사주나루 역술인 백신 선생님과 함께했다.
1. 공식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신
안녕하세요. 사주나루에서 사주 상담사로 활동 중인 백신입니다.
공식 인터뷰로 인사드리는 게 처음이라 조금 낯선데,
사주나루 담당자분들, 내담자님들의 관심과 응원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원래 저는 사주와 거리가 멀었어요.
샤머니즘이나 미신같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건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뭐든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해야 납득하는 성격이거든요.
사연 없는 사람 없다고... 저도 삶에 짓눌려 살던 시기가 있었어요.
막막해서 안 좋은 생각까지 했던 무렵에 순간 '살고 싶다'가 확 느껴졌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국으로 잘 본다고 알려진 점쟁이를 찾아다녔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맞는 얘기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만난 분이
제가 어린 시절 겪은 희귀 질환, 정계 집안 손주, IMF로 인해 가세가 기울고 부흥한 것까지 시기별로 상황을 귀신같이 풀어내셨습니다.
유일하게 맞추셨는데 너무 자세하니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 계기로 사주를 배우게 되었고 사주나루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배우면서도 쉽게 믿진 못했습니다.
이게 맞나? 왜 맞지? 어디까지 맞지?를 끝없이 확인해야 했어요.
확인해 보면 계속 맞아떨어지는 경험을 하다 보니까 그제야 믿었거든요.
탐구하면 검증해 보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주라는 길에 들어섰네요.
지금은 이렇게 상담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지난 사주나루 매거진 [NARU] 메인으로 활약하셨던데요!
백신
[NARU] 메인으로 참여했던 건 저도 꽤 뜻깊었습니다.
사주나루에서 상담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꾸준히 찾아주셨어요.
제 상담 방식과 풀이를 좋게 봐주신 분들 덕에 제안받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근데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설레기보단 부담이 컸어요.
한 사람의 인생을 살펴보는 사주를 '메인'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저한테 어울릴지,
혹여라도 가볍게 비치진 않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결정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그만큼 신중하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첫 촬영이다 보니 다이어트도 해보고 촬영 내내 긴장도 많았어요.
아쉽게도 결과는 실패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 신경 써주시고 진행해 주신 작가님들, 스태프분들이 편한 분위기로 만들어주신 덕에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어요.
생각보다 긴장도 덜해서 잘 마칠 수 있었네요.
돌이켜보면 환경이나 과정은 좋았는데 문제는 저였던 것 같아요.
3. 유독 상담 간증 후기가 많아요.
정확도 높은 사주풀이를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싶은 것이 있나요?
백신
저는 사주 공부하면서 한 번도 멋지게 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사실 사주는 뭐가 되든 맞추면 장땡이잖아요.
앞서 말했듯이 제가 샤머니즘이나 미신같이 비과학적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으면 쉽게 안 믿습니다.
직접 확인해서 증명되거나, 납득이 안되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라... 지금도 그래요.
십여 년간 활동하면서 먼 미래보다는 최대한 빨리 결과가 확인되는 시점에 집중해서 풀이했습니다.
풀이로 끝이 아니라 후에 다시 연락드려서 맞는지 틀린지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했어요.
맞은 건 왜 맞았는지, 틀린 건 왜 틀렸는지를 고민해 보고 풀이를 정비해 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이론만 믿고 풀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러다 보니 실제 현실에서 검증된 해석만을 추리려고 했고 그게 지금 상담으로 이어졌어요.
본격적인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사주풀이 정확도를 검증하려고 임상 목적의 모임, 커뮤니티를 직접 구축하고 활동해 왔어요.
사주풀이가 현실과 부합하는지,
오차는 어디서 발생하는지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해서 해석의 오차를 줄여나갔습니다.
이건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받은 분들도 그 차이를 느끼시는 것 같아요.
단순하게 '잘 맞는다'보다 '이상하게 다시 생각난다', '상담의 질이 다르다'는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닐까 싶네요.
4. 선생님의 경력이나, 사주풀이의 차이가 있나요?
백신
사실 사주는 경력을 증명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예요.
단순히 운전면허처럼 국가나 민간차원에서 자격이나 경력을 인증해 주는 시스템이 없잖아요.
같은 역술인 사이에서도 실제 경력을 가려내는 게 쉽지 않죠.
이런 탓에 이른바 물경력이나 과장된 경력을 내세우기 쉽고,
사주가 사람의 명을 본다는 특성상 '오래 하면 잘 본다'는 인식도 자연히 따라붙는 편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활동기간보다는 실제로 뭘 어떻게 해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매 년 해온 활동 기록뿐이고 저도 그 기록 외엔 경력을 증명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입점기준이 까다롭기로 알려진 사주나루에서 제 상담, 활동을 인정받고 함께하는 게 저한테도 의미가 큽니다.
하나 더 다른 점은 저는 5년 후, 10년 후 풀이는 가능하면 먼저 잘 안 꺼냅니다.
내담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먼 미래가 상담의 중심이 되진 않아요.
사실 5년, 10년 뒤가 좋다는 건 상담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당장의 일 빠른 시일 내 벌어질 문제를 풀이하는 건 실력이 없으면 바로 들통나거든요.
틀리면 컴플레인이 들어오고 상담에 대한 신뢰, 지속성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많이들 대운이나 먼 미래를 풀이하는 건 그만큼 안전해서라고 봅니다.
저는 그런 뜬구름 잡기보다는 지금 당장 답답해하는 문제, 마주한 선택 상황에 초점을 둡니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 확인 가능한 흐름에 집중해서 풀이하는 것이 제 상담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5. 사주를 풀이하다 보면 '이건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 싶은 순간이 있나요?
그럴 땐 어떻게 하시나요?
백신
있죠. 생각보다 자주 있어요.
사주에 보인다고 보이는 걸 전부 말하는 게 좋은 상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내담자분이 아직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지금 선택과 직접적이지 않은 이야기면 굳이 먼저 꺼내지 않아요.
말 한마디가 위로나 방향이 될 수도, 반대로 불안이나 공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상담하면서 너무 많이 체감해 왔어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달라집니다.
눈치가 굉장히 빠르거나 직설적인 표현을 원한다고 말씀해 주시거나,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주거나,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과감 없이 말씀드립니다.
예를 들어 결혼을 앞두고 있는 분들 사주를 보면 후에 갈등이나 이별수가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이혼할 수 있다는 말을 그대로 꺼내기가 어렵죠.
그래서 저는 결혼 후 특정시기에 작은 트러블이나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식으로 말씀드립니다.
사실 결혼을 앞두고 작은 트러블이라는 말조차 경계하게 되는 요소일 수 있어요
모두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축복받기에도 모자란 시기니까요.
저는 언제나 무엇을 말하냐 보다 어떻게 언제 말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게 상담사로서 가져야 할 책임 같아서요.
6. 선생님은 사주를 왜 봐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백신
사실 사주를 보는 시선이 꽤 극단적으로 갈리는데,
어떤 사람은 '사주는 과학이다'처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어떤 사람은 '정신이 약한 사람들이나 보는 것'으로 단정 짓기도 합니다.
저는 사주를 하는 입장으로서 사주는 믿어야 마땅하다고 봐요.
하지만 맹목적으로 믿으라는 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무조건 부정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검증되기 전까지 전부 받아들일 필요도 없어요.
실제 삶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고 반복되는 패턴과 흐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점에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이들 오해하는 것과 다르게 상담을 받는 분들이 전부 무너진 상태인 건 아니에요.
잘 살든 못살든 상관없이 인생의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선택을 앞두고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연애를 계속 이어갈지, 결혼을 해야 할지, 직장을 옮겨야 할지 등
큰 결정을 앞두고 지금 멈춰야 하는지 한발 더 나아가야 하는지처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사주를 찾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사주를 불안함에 답을 맡기기 위해서보다는 선택을 정리하기 위한 참고 기준으로 보셨으면 합니다. 사주는 내가 어떤 흐름에 있는지 분명하게 짚어주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사주가 그 역할만 해도 충분한 의미가 있죠.
7. 연애상담이 많으실 텐데 '이 사람은 결국 좋은 짝 만나겠다' 싶은 사주의 특징을 꼽는다면?
백신
질문은 단순한데 답하기가 꽤 어렵네요.
좋은 짝이라는 기준자체가 사람마다, 각자 상황이나 입장마다 너무 다르거든요.
사주를 보면 느끼는 게 저마다 사주팔자는 훨씬 고유합니다.
그 고유성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떻다는 특징을 뽑기가 어려워요.
누구한테는 사회적으로 능력 있고 외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좋은 짝이지만
또 누구한테는 안정적이고 가정적인 사람이 더 잘 맞는 짝이 되거든요.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능력이 뛰어난데 생물학적이나 정서적으로 남편으로 부족한 사람을 만나는 사주라면 그런 사람을 필연적으로 만나요. 그 안에서 나름 방식을 찾아가면서 잘 살아갑니다.
반대로 생물학적으로 좋은 남편인데 사회적으로 부족한 사람을 만나는 사주면 역시 그런 사람을 만나요.
역시 그 구조안에서 균형을 맞춰가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마다 사주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본인이 어떤 선택을 살아가는 성향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잘 산다는 건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이 아니라 사주팔자에 맞는 인연을 만나 그 안에서 제 몫의 삶을 사는 것이니까요.
마지막 질문인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백신
사실 거창한 뜻이 있어서 인터뷰에 응한 건 아닙니다.
입증해 온 경력은 13년이지만 사주나루는 1년 정도라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 함께했습니다.
상담으로 만난 분들께서 제 이야기에 대해 궁금하거나 어떤 생각으로 사주를 풀어내는지 궁금해한다는 말을 종종 전해 들었어요. 그 와중에 인터뷰 기회가 생겨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저는 사주를 특별하게 여기고 싶은 뜻은 없어요.
언제나 중요한 건 잘 맞냐는 거고...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나 고민들을 말 못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도 제가 어떤 생각으로 사주를 풀어내고,
어떤 태도로 상담을 하는지 정도만 전해지면 충분합니다.
인터뷰에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순 없지만 제 이야기는 말보다 상담에서 더 잘 전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풀이를 차분하게 전해드릴 수 있는 상담을 이어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