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고플 때 하나씩 꺼내어 보는 것들 : 마음채움 시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오랜만에 함께 동고동락하며 공부했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대학 이후에 만났기 때문에 삶의 여정도 다양하고 나이도 제각각인 우리.
그 중 저는 제일 막내이지만 건방질 수도 있고 우수울 수도 있겠으나 저는 항상
그분들을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라는 것은 꼭 나이가 같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깊은 마음의 우물에 간직해온 이야기들을 나누어서인지 우리들 사이의 물길은
참으로 시원하고도 맑은 물이 흐르는 느낌입니다.
서로의 바쁜 삶속에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한번 우리 사이에 트인 물길은 바쁜 삶 속에서도 막히지 않고 조용하고도 우아하게 흘러
다시금 찾았을 때 언제나 시원한 물을 내어줍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와의 사이에 물길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한해, 두해 넘어갈 수록 몸소 느낄 때마다 이미 나 있는 물길들이 참으로 소중해집니다.
그 물길은 14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거리에 있어 이번에 만나지 못한 우리 중 한명의 친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 우리의 마음 속에 항상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물길을 타고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항상 같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참으로 다사 다난 했던 올해를 마무리 하며
이미 내 삶에 나 있는 물길들을 잘 쓸고 닦으며 더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꽃도 심고 나무도 심으며 예쁘게 가꾸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기꺼이 자신의 물길을 내어주도록 허락한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겠습니다.
덧!
저는 그림책을 매우 좋아하고 그림책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림책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 곳을 방문해주시는 여러분 중 인상깊게 읽거나 마음에 와닿았던 좋은 그림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이 주시는 정보가 한 치료자의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ak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