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2.오토코야마

북부 지역

by 아루히 ARUHI

● 이름만으로도 든든한 마음의 안식처, 오토코야마(男山)

세상에는 이름만으로도 공기의 흐름을 바꾸는 것들이 있다. 붓 끝에 힘을 실어 써 내려간 듯한 '남자의 산(男山)'이라는 두 글자가 그런 거 같다. 홋카이도의 거친 설산(大雪山) 아래서 태어났지만 그 뿌리는 멀리 교토의 오토코야마하치만구(男山八幡宮)에 닿아 있다는 점이 묘한 매력을 준다. 출신은 홋카이도이지만 브랜드명은 교토의 오토코야마 하치만구의 앞글자 2개를 따와 마치 콜라보레이션이 아닌 콜라보처럼 되어 버렸다.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교토의 우아함과 홋카이도 맑고 차가운 복류수가 만나 이토록 단단한 술이 빚어진 것이다.

기존 손그림 스케치 병을 AI로 재탄생시킨 [오토코야마]

오토코야마를 한 모금 마시면 왜 이 술이 1977년 세계 최초로 몬드 셀렉션 금상을 받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입안을 스치는 첫 느낌은 서늘할 정도로 드라이(카라구치)하지만 그 뒤를 따르는 은은한 과일 향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은 마치 잘 닦인 거울을 보는 듯했다. 차갑게 마시면 그 예리한 청량감이 살아나고 따뜻하게 데우면 숨겨져 있던 부드러운 감칠맛이 기분 좋게 피어오른다. 특히 쌀의 왕이라 불리는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정성껏 깎아 만든(정미율 38%) 준마이 다이긴죠는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다. 반면 우리 곁에 더 친숙한 특별 준마이 레벨(식중주)은 음식의 맛을 돋워주는 훌륭한 조연이 되어주기도 한다.


● 오토코야마 '호적 등본'

브랜드: 오토코야마(男山) 준마이

특징: 정미율 65%, 도수 15도, 약간 카라구치

가격대: 720ml 기준 약 1,100엔 / 1.8ℓ 기준 약 1,870엔


● 오토코야마와 함께하면 좋은 '어울림'

오토코야마의 깔끔한 주질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담백한 안주들이 특히 좋다.

기본 중의 기본은 초밥이나 생선구이 (술의 드라이한 매력을 극대화)

생선 카르파초 (올리브유와 소금을 곁들이면 술의 향과 조화)

명란 구이 (겉만 살짝 익힌 명란의 고소함과 짭짤함으로 깔끔한 목 넘김과 완벽한 대비)

두부 부침과 가쓰오부시 (따뜻하게 데운 술-아츠캉을 마실 때 최고 파트너)


거창한 안주가 아니어도 괜찮다. 오늘 하루 수고한 나를 위해 혹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누군가와 함께 오늘 저녁 이 술 한 잔 채워보는 건 어떨까? @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



이전 02화[홋카이도] 1.카미카와다이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