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지역
누군가가 "가장 유명한 니혼슈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망설임 없이 '아라마사'를 답한다면 당신은 이미 니혼슈의 깊은 매력을 아는 사람이다. 마치 향수의 대명사 샤넬 No.5처럼말이다. 병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No.6'라는 숫자는 이 술의 정체성이자 자부심이다. 신정후덕(新政厚德)이라는 '두터운 덕으로써 새로운 정치를 펼친다'는 묵직한 이름을 품고 현대 니혼슈 정점에 선 이름, 아라마사(新政)!!
1930년 아키타현에서 발견된 현존 최고의 우량 효모 '6호 효모'만을 고집하며 술을 빚겠다는 양조장의 고결한 약속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첫 모금은 '달디단 밤양갱'처럼 감미롭지만 그 뒤를 잇는 피니시는 세상의 어떤 단어로도 형언하기 힘든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전국 니혼슈 랭킹 상단을 늘 지키고 있고 구하기가 힘들어 동네 이자카야에서 '에쿠류(Ecru)' 라벨이라도 발견하는 날엔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은 듯 마음이 설렐 정도의 술이다. 일반적인 니혼슈 도수(15~16도) 보다 낮은 13도라서 첫 잔의 부담감이 없는 술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이벤트로는 매년 6월 6일은 '아라마사 날' 혹은 '6호 효모 날'로 지정해서 니혼슈 팬들은 이날을 기리며 잔을 부딪치는 풍경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즉 숫자 마케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거다. 만약 6월 6일 이벤트를 놓쳤다면 매월 6일과 26일은 아라마사를 마실 수 있는 날로 지정하여 지역 이자카야에서는 아라마사를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통적인 이름 안에 가장 현대적인 감각을 담아낸 이 술은 어쩌면 이름 그대로 우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브랜드: 아라마사(新政) No6
특징: 정미율 50%, 도수 13도 (달달한 아마구치)
가격대: 720ml 1,980~3,280엔
아라마사 특징인 기분 좋은 산미와 섬세한 단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복합적인 풍미를 끌어올려 줄 안주를 추천한다.
크림치즈와 곶감 말이 (아라마사 과실 향과 크림치즈 산미가 만나면 마치 고급 디저트)
곤부지메 (다시마 숙성 회로 다시마 맛이 응축된 회 한 점은 술의 섬세한 텍스처를 감싸줌)
단새우회 (첫맛에 느껴지는 단맛에 단새우의 녹진함을 더해 입안 가득 풍요로움)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한 잔의 덕(德)을 채워 넣는 마음으로 빚어진 아라마사! 전통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6호 효모라는 뿌리 위에서 현대적 감각을 꽃피운 아라마사는 단순한 술 그 이상의 서사를 품고 있다. 13도의 가벼운 도수 속에 숨겨진 묵직한 진심과 숫자 ‘6’을 매개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정겨운 문화는 니혼슈를 즐기는 이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을 선사한다. 낯선 공간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라마사 한 잔이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설렘을 주는 것처럼 6월 6일 감미로운 아라마사 한잔 어떨까? @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 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