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지역
강렬한 우키요에 화풍의 라벨로 한 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뽐내는 쿠도키죠즈(くどき上手)다. 술병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에도 시대의 화려한 연회장에 초대받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쿠도키죠즈'라는 이름은 직역하면 '설득의 달인' 혹은 '유혹의 명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난세의 전국시대에 칼이 아닌 진심 어린 설득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어 대세력을 이룬 무장의 지혜에서 영감을 얻어 지어진 이름이다.
카메노이주조의 당주는 이 술이 날카로운 무기가 아닌 마시는 이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고 온화하게 녹여내는 '마음의 대화'가 되길 희망했다. 1983년 첫선을 보인 이후 전량 긴죠 규격만을 고집하며 빚어낸 이 술은 이름처럼 수많은 니혼슈 애호가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잔에 따르면 코끝을 간지럽히는 화사하고 풍부한 과일 향이 먼저 인사를 하고, 한 모금 마시면 세련된 감칠맛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고, 마지막은 마치 신기루처럼 깔끔하게 사라지는 목 넘김이 일품이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료되게 만드는 그윽한 힘. 그것이 바로 이 술이 가진 진짜 매력이다.
브랜드: 쿠도키죠즈(くどき上手) 카라구치 긴죠
특징: 정미율 50%, 도수 16도
일본주도 : +10, 산도 1.3
가격대: 720ml 1,980엔 / 1.8ℓ 3,610엔
매혹적인 향과 세련된 감칠맛을 지닌 쿠도키죠즈는 풍미가 화려하거나 식감이 섬세한 요리들과 만났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참치 목살과 고추냉이 (기름기가 풍부한 참치 가마도로는 화려한 긴죠향과 멋진 궁합)
바닷가재 버터 구이 (갑각류 특유 단맛과 버터의 풍미는 쿠도키죠즈의 드라이한 맛과 만나 축제분위기)
모둠치즈와 말린 과일 (특히 크리미 한 브리 치즈나 달콤한 건포도는 좋은 파트너)
무력이 아닌 성심성의로 사람의 마음을 얻듯 정성을 다해 빚은 술은 결국 마시는 이의 영혼에 닿기 마련이다. 오늘 밤 소중한 사람과 마주 앉아 쿠도키죠즈 한 잔을 나누며 서로의 진심을 설득해 보는 건 어떨까? @알쓸사잡(알면 쓸데없는 사케 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