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지역
'타테노카와'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으레 고요하게 흐르는 어느 지역의 강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훨씬 더 극적이고 향기로운 유래가 숨어 있다. 아주 오래전 이 지역을 방문했던 번주가 우연히 대접받은 술 한 잔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 버렸고, 그 경이로운 맛에 감탄하며 이곳을 '술의 터(楯)'라 칭하며 이름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통치자의 엄격한 입맛마저 무장해제 시켰던 그 맛은 수백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품격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고 있다. 번주(藩主)의 입술을 매료시켰던 찰나의 감동이 한 줄기 강물처럼 이어져 내려온 야마가타현 자부심인 '타테노카와(楯野川)'다.
잔에 따르면 잘 익은 배와 멜론의 은은한 향기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한 모금 마시면 마치 맑은 샘물을 마시는 듯 투명하고 우아하며 쌀의 정수만을 걸러낸 깨끗한 감칠맛이 입안을 고결하게 채운다. 잡미를 허락하지 않는 그들의 기술력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쌀이 품은 가장 깊은 영혼을 마시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타테노카와 주조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그들은 모든 라인업을 오직 '준마이다이긴죠' 등급으로만 빚어내는 타협 없는 고집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쌀을 18%까지 깎아낸 '이치다뉴우콘(一雫入魂)'을 넘어 무려 1%라는 경이로운 정미율에 도전한 '코묘(光明)' 시리즈는 사케가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투명함이 무엇인지 세상에 보여주었다. 특별한 도전이 빛났던 술이라서 2개의 사진을 인용한다.
브랜드: 타테노카와(楯野川) 준마이 다이긴죠
특징: 정미율 50%, 도수 15도
일본주도 +8, 산도 1.4
가격대: 720ml 2,750엔 / 1.8ℓ 4,840엔
정미율이 높고 깔끔한 '단레이 카라구치' 스타일의 타테노카와는 요리의 풍미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그 섬세한 결을 살려주는 안주들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흰살 생선 맑은 탕(극도로 깨끗한 주질은 담백한 생선 맑은 탕과 만났을 때 극대화)
광어,도미회 (트러플 오일을 곁들인 광어의 쫄깃한 식감도 최고의 궁합)
야채 튀김(특히 죽순이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야채 튀김 추천하며, 소금에 찍어 먹으면 뒷맛 개운)
번주가 느꼈던 그 전율처럼 타테노카와 한 잔은 당신의 식탁을 가장 우아한 술의 향연장으로 바꾸어 줄 것이다. 일상의 복잡함을 잠시 깎아내고 1%의 순수함만을 남긴 이 맑은 강물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떨까? @알쓸사잡(알면 쓸데없는 사케 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