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핫카이(八海) 주조

양조장 탐방기-니가타현

by 아루히 ARUHI

니가타현은 양조장수 전국 1위로 약 89개의 양조장이 운영 중인 지역으로 일본 57 도도부현 중 압도적인 1위인 장소다. 양조장 수는 많지만 총생산량은 효고현, 교토부에 이어 전국 3위다. 이는 대량 생산보다는 중소 규모의 양조장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고품질 프리미엄 니혼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동경에서 자동차로 400킬로미터 떨어진 니혼슈 성지라 불리는 니가타 여행길에 들려 본 양조장을 소개하려고 한다.


한 번도 못 마셔봐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핫카이산(八海山)이다. 일명 우오누마노사토(魚沼の里)라고 핫카이산이 운영하는 복합 테마 공간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핫카이 양조장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타루(樽)

여행계획 전에 검색과 블로그를 통해 어떤 느낌인지는 알고 갔는데 이 정도로 큰 규모일지는 몰랐다. 역시 대기업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하나의 테마공원처럼 만들어 놓은 핫카이 주조는 니가타현 동네분들 마실 겸 산책 나와도 좋을 정도로 공원을 잘 조성해 놓았다. 핫카이 주조의 가장 큰 특징은 유키무로 - 설실(雪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니가타현 겨울철은 엄청난 적설량을 자랑하고 있어서 천연 냉장고 역할로 저온 장기 발효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이걸 제대로 활용한 것이 핫카이의 설실이다. 설실의 역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직접 볼 수 있는 투어가 있어서 바로 현장 예약해서 견학할 수 있게 되었다.

설실 견학 투어 티켓 2장
핫카이산 설실 (유키무로)
설실에 쌓여있는 눈과 저온 저장하는 술 탱크

겨울에 내린 눈을 사진과 같은 방식으로 채워 넣고 천연 냉장고처럼 한여름에도 술을 저온 저장하는 형태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눈의 냉기를 이용해 약 4도 내외의 실내 온도와 높은 습도를 유지하며 3년간 숙성시킨 술이 핫카이 양조장의 시그니처다. 그 외에도 다양한 노미쿠라베용 술도 있고 선물용 술도 있고 수량 한정 제품은 약 22,000엔 정도에 팔고 있다.

다른 주조장들이랑 비교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 느낌으로는 한때 명성을 떨구었던 핫카이산 브랜드가 많이 실추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대형 슈퍼에도 팔고, 웬만한 아자카야에 가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고, 심지어 편의점에도 쉽게 볼 수 있으니까 희소성이나 고급스러움 이미지가 많이 떨어진 기분이다.


설실 투어를 마치고 나오면 시음을 해볼 수 있는 현대적 감각의 바가 있고, 현장에서 나랑 잘 맞는 술이다 싶으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현장 인증숏을 찍을 수 있게 2026.3.29 일자가 표기되어 있는 핫카이산 월페이퍼 같은 공간도 있어 다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공하는데 니혼슈의 질보다는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방문한 일자가 3월 29일인데 니카타현은 아직도 눈이 쌓여있다. 이날 동경은 영상 19도로 봤는데 같은 하늘 아래 40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은 아직도 겨울 느낌에 또 다른 세상을 선사해 준다.

핫카이 테마공원 주변에 쌓인 눈들

니가타 니혼슈의 키워드라 하면 단레이 가라쿠치(淡麗辛口)다. 단레이(淡麗)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가라쿠치(辛口)는 단맛이 적고 깔끔한 뒷맛을 의미한다. 일본 최고의 쌀인 고시히카리의 본고장일 뿐만 아니라 술 빚기 전용 쌀인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와 니가타현에서 독자 개발한 고시탄레이(越淡麗)의 주산지인 만큼 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지역이긴 하다.

유키노나카노슈 (雪のなかの酒) 준마이다이긴죠 + 호리병 (ひょうたん瓶) 다이긴죠/준마이다이긴죠 1셋트

멀리 여행도 왔으니 자부심 있는 쌀로 만든 술을 안사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2종류를 입양했다. 설산의 느낌이 나는 유키노나카노슈 (雪のなかの酒) 준마이다이긴죠와 호리병(ひょうたん瓶) 다이긴죠/준마이다이긴죠 2병 1세트 구매로 핫카이 주조 탐방일지를 마치려 한다. @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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