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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희 May 19. 2020

나만의 城

강랑자애

나만의  가져라

강랑자애(螂自愛)                                                              

‘쇠똥구리는 스스로 쇠똥을 사랑해 여룡(검은용)의 구슬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여룡 역시 그 구슬을 가지고 저 쇠똥구리의 쇠똥을 비웃지 않는다. - 연암의 ’낭환집서‘ 중

 

은퇴 후에 겪는 변화로는

1. 무력감 - 결정해야 할 것이 많은데 차일피일 미루는 감정. 현실에 안주

2. 비판적 사고 –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감정

3. 후회

4. 죽음을 의식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은 은퇴한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되는 감정 변화라고 한다. 나는 은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험난한 투병 기간을 보냈으므로 더욱더 절망적으로 무력감과,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감정에 시달렸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신체 쇠약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노년의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개인의 삶을,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운명의 반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떠한 처지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나이 듦이나 질병 또한 더 나은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다. 청춘은 아니지만 날마다 새로워질 수 있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노년의 삶을 기획하고 목표를 세우고, 자기만의 성을 쌓아가자고 생각했다.

1.    자존감을 회복하자

2.    새로운 나만의 삶을 디자인하자.


1.    공부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공부해야 한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지금의 세계는 변화의 격동 속에 있다. 어제의 지식은 더 이상 오늘의 진리가 아니며 내일은 또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노년의 공부는 당장 활용하기 위한 수험 공부가 아니다. 공자의 ‘종오소호(從吾所好-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리라)’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독서와 공부를 하다 보면 점차 지식 체계가 풍성해지고 생각하는 능력과 판단력이 생기게 되어 어려움 속에서도 방황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 하는 이러한 공부는 지적으로도 점차 쇠락해가는 노년의 우리에게 다시금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해 주며, 여러 분야의 새로운 지식은 우리의 삶과 인간 그리고 미래에 대한 판단력을 기르고 내적 성장에 밑거름이 된다. 그리하여 일상에 매몰되어가는 은퇴 후의 추락한 우리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  당장 써먹기 위한 공부가 아닌, 좋아서 즐기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것도 노년의 특권이라면 특권이다.


여러 분야의 공부를 해보자.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독서와 공부를 하다 보면 자신의 관심을 끄는 분야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평생 동안 학교나 일에서 주어졌던 분야를 의무적으로 하는 과제가 아닌, 스스로 분야와 주제를 정하는 진짜 공부가 되는 것이다.


나는 거의 매일 뒷산으로 산책을 나가곤 했는데 10년이 넘게 다녀도 싫증 나지 않고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주위의 경관을 감상하며 즐기곤 했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섞여있는 숲의 아름다움에 있는데, 소나무, 전나무부터 여러 가지 꽃나무들, 들꽃과 잡초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사시사철 아름답고 상쾌한 산림욕에 버금가는 ‘숲 욕‘을 즐길 수 있었다. 다양한 수종으로 어우러진 숲은 한 종류의 수종으로만 이루어진 숲보다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생태계가 된다고 한다. 사람도, 공부도 같은 이치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피터 드러커는 경영학을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람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경영학과 경영의 대가인데 그는 3-4년에 한 번씩 주제를 바꿔가며 공부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인문, 철학, 미술,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를 개인적으로 배우고 공부하여 어느 정도 깊은 경지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2. 기획하고 목표를 세우자

기획하고 기록한다.

l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을 이해하고 공부한다.

l  그리고 세부 계획을 세운다.

l  큰 목표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운다.

l  더 작은 세부 목표를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해, 짧은 시간으로 나누어 수행한다.

l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을 정해서 하고 난이도에 따라 시간을 배정한다.

l  복잡한 것 같지만 일단 괘도에 오르면 습관이 되어 훨씬 효율적이 된다. 노년을 향해가는 시기에 시간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원이다.


오늘 하고 싶은 일이 작은 목표가 될 수 있고, 그것이 자라나 큰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요즘 떠오르는 파워 블로거들 중에는 그날 하고 싶은 일들이 모여 큰 성과를 이룬 경우가 대다수다. 그중에는 할 일을 끝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50~60대도 많다. SNS나 유튜브에서 요리나 자수, 여행, 사진, 글쓰기, 책 읽기, 정원 가꾸기, 나무 심기 등도 있고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법률, 의료 자문, 경매 상담 등도 있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의 정신세계로 들어가 자신의 가치를 탐구하고, 목표를 정하되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다 보면, 이미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재능과 특기, 시간과 재원은 제한이 있다. 자신의 한정된 능력을 집중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너무 원대하고, 빡빡한 목표는 부담감을 주고 시간이 갈수록 절망감과 좌절을 부른다. 부담감은 긴장과 정신적 불안을 초래하고 진취적이고 충만한 감정을 빼앗아간다. 무엇을 이루기보다 행복해지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허욕은 버리고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면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열정을 유지하게 한다. 차가운 돌도 3년간 앉아 있으면 따뜻해진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3. 실천하자

즉시 시작하자. 행동하자!

아무리 가까운 거리도 한걸음을 내딛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도착할 수 없다. 만 리 길도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언젠가는 다다를 수 있다. 실천이 없는 꿈은 공상이다. 맹목적 열정이다. 행동하고 또 행동해야만 그 열정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 것이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진심으로 그 일을 하고 싶다면 너무 늦어서 못할 일이란 없다.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진 단 하나의 공평한 자원이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가장 길 수도, 가장 짧을 수도 있는 것이 시간이다.


스스로를 격려하자. 내 꿈을 응원하는 요소들을 준비하자.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은 날, 작은 노트북을 샀다. 휴대하기 좋은 작고 가벼운 글쓰기용 노트북이었다. 그것을 들고 어느 조용한 카페로 갔다. 나만의 공간은 꿈을 지켜나가는데 힘이 된다. 서재나 혹은 정신적 서재가 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은 무엇을 하든 중요한 요소다. 혼자 있을 수 있고 혼자 생각하고 기획할 수 있는 영혼의 공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집안이 아니더라도, 도서관이나 카페, 어느 한자리, 매일 가서 앉으면 편안하고 집중이 잘 되는 곳이면 된다. 고독한, 혼자만의 시간이 우리의 창조성을 깨운다.


일정, 목표관리는 효율적이되 여유롭고 부담이 없어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순리대로 처리한다. 감정과 행동을 기록하라.  일기나 생활일지를 쓰는 것은 당장엔 귀찮거나 별 소용이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꼭 필요할 때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부 일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일상에 대한 일기를 쓰는 것은 개인의 일생을 통틀어 가장 좋은 습관 중의 하나라고 나는 믿는다.


실패나 도중하차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에서 벗어나서 언제나 진심으로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실패가 아니다. 어느 글에 선가 읽은, 요즘 잘 나가는 영화감독 집안의 가훈은 ‘안되면 말고’라고 한다.  실패나 시행착오에 대한 유연하고 담백한 판단이 때로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단지 두려움이나 게으름 때문에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포기한다.


자신을 포함해, 누구든 장점으로 평가하고 칭찬하자. 내 동생은 손뜨개를 할 때 남보다 빠르게 뜬다. 내 친구는 느리게 진행하지만 예쁘게 뜨는 능력이 있다. 물론 다른 어떤 사람은 누구보다 빨리 아주 예쁘게 뜬다. 숙련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재능에 속한다. 나는 열심히 해도 느리고, 결과물도 눈에 띄게 예쁘지 않다. 그래도 그것을 아주 좋아한다. 매년 작은 소품들을 떠서 선물도 하고, 직접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이 사람은 모두 다르다.


모든 사람에게는 남모르는 비범함이 숨어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무익한 경쟁을 하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일에서 까지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자신을 소모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보게 된다. 질투와 시기는 자존감 결핍, 비참한 내면세계에서 시작된다. 굳건한 자신의 세계가 있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의 힘을 믿으라. 자신의 장점으로 일어서고 단점도 장점으로 변화시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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