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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사람이다 Nov 20. 2024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좋은 생각하기.

결국 이 자리

컨디션도 좋지 않고, 날씨는 춥고, 가을도 그냥 넘어간 마당에 겨울타나?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늘어지고 싶지 않고, 집안 일도 계속해오던 거라 특별히 해야 할 게 없다.

최근에 책을 볼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이 기회다.

좋아하는 카페, 좋아하는 자리가 반겨주니 오랜만에 찾아와도 여전하다.

며칠,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고 다시 찾은 여유라 그런가, 갑자기 찾아온 손님처럼 낯설었는데 결국 좋아하는 곳, 이 자리에 앉으니 마음에 평온이 찾아왔다.






각자 자리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통화도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이 자리만큼은 나 혼자 있으니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아서 참 좋다.

좋게 말하면 마음이 평온하고 굳이 안 좋게 말하면 공허한 마음이다.

오늘은 누군가와도 아무런 대화도 없이, 마주치고 싶지 않은 날, 우울하진 않지만 편하지도 않은 오늘이다.

11월, 사람 관계로 힘들었던 때가 벌써 1년이 훨씬 더 지났다.

나는 아직 그대로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는데 상대는 태평하게 잘만 돌아다니고, 당장이라도 따라가서 머리 한 대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은 걸 보면 아직 내려놓지 못한 것 같아 괴롭기도 하다.






아침부터, 굳이,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을 마주쳐서인지 몹쓸 생각이 스치듯 마음도 휘몰아치지만 휘둘리지 않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연습이 되었는지 마냥 감정이 힘들지만도 않다.

오묘한 단계, 딱 그 정도 같다.

지금 이 마음가짐, 마냥 싫지만 덤덤하기도 하고, 마냥 아픈 기억이지만 또 헛웃음으로 훅 사라지려는, 그러나 편하진 않은 찜찜한 기분, 불쾌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기분까지,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래도 긍정의 기운이 찾아온다.

참.. 나란 사람도 장족의 발전이다.

감정에 휘둘려 그 어딘가로 쏙 들어가 숨어버리던 내가 지금은 그 어딘가로 들어갈 생각도 없다.

들어갈까, 말까?

그때 그 기억, 어차피 그때도 내 선택이었다.






일기라도, 내 속마음을 꺼내 보일 수 있는 글을 쓰고부터 생각하는 힘이 달라졌다.

아직은 누군가에게 꿀 먹은 듯 답답해 보일지라도, 나는 노력하고 있고 분명 많이 좋아졌다.

어쩌겠어, 결국 내가, 내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나를 돌봐야 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가 정신 차리라는 듯 외치는 것 같다.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인데, 명쾌하게 결론이 나지도 않을 일을, 생각을 억지로 끊어내 본다.

책을 보며 작가가 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힘을 찾아야지.

집이 아닌 이 카페, 이 자리니까, 오늘만큼은 내 자리니까, 평온함을 온전히 즐겨야지.

더 나은 나를 위해, 분명히 잊힐 하루가 될지라도 오늘이라는 이 시간은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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