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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이다
Nov 26. 2024
비바람
일종의 신호
아들 학원 앞, 주차를 하자마자 비가 쏟아진다.
비바람이다.
점점 기온이 떨어지겠지?
최대치로 매력을 발산하는,
마지막까지 애쓰는 낙엽들이 더 버텨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녁으로
따끈한 국물, 속까지 든든하게 채워줘야겠다.
이건 또 뭔 감성인가 싶게 분위기가 차분해지지만 시동을 껐다고 추워지는 것이 벌써부터 으스스하다.
가을은 진짜 이렇게 가나보다.
떠나는 건 붙잡을 수 없고, 새로운 건 받아들여야 하니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또다시 봄과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까지, 돌고 도는 사계절을 누리며 매년 좋은
글을
기대한다.
추워졌다고 이러나, 피로감이 느껴진다.
빗방울이 커지고 창문을 두드리는 속도가 빨라진다.
마치 겨울이 바짝 쫓아왔음을 알리는 느낌이다.
어두운 먹구름마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빠르게 속도 내는 도로가의 차 소리까지, 나만 한 군데에서 이동하지 않은, 눈에 띄는 성장도 그 어떠한 성과도 없이 제자리에 멈춰있는 느낌이다.
금방이라도 깜깜해질 것 같은 날씨, 차 안은 고요하고 내 마음은 요동친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올해도 막바지다.
하지만 나는 이루었다.
아니, 이루고 있다.
작년과는 다르게 브런치를 만나 거의 매일같이 일기 같은 형식의 글을 쓰는 일이 습관이 되기도 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하나밖에 없는 내 일기장, 나의 날 것 그대로가 담긴 일기장이 언제 갑자기 이렇게 쏟아지는 빗방울처럼, 혹은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흩어져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길,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 지금의
비바람처럼
,
나를
갑자기
멈춰 서게 하더라도
정신
만
바짝 차리면 방법은 있을 것이다.
모든 순간이 기회일 것이다.
아무 생각이 없어도, 지금처럼 정체기가 올지라도 나는 내 속도대로 움직인다.
아무리 주변에서 빠르게 지나가고 재촉해도 나는 나다.
오늘의
비바람이 어쩌면 정신 차리라고 내게 나타난 일종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방법은 곧 나타날 것이고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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