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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도 사람이다
Dec 05. 2024
공짜로 세차했다.
어제는 돈 주고 세차했는데
아침까지 맑았던 하늘, 적당히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하교하는 아들에게 간식을 먹이고 학원으로 보냈다.
한 시간이면 하원할 아들 녀석을 기다리며
커피대신 보리차를 마시고, 차 안에서 독서를 즐기려는데 점점 어두워진다.
한두 방울 내리기 시작하더니 어디서 많이 듣던 익숙한 소리가 난다.
어제, 세차장에서 듣던 소리다.
이왕이면 시원하게 쏟아져라! 속으로 생각했는데 통했다.
쏟아낸다.
무엇이 그리 슬펐을까?
절규하듯이 천둥을 친다.
성인이 되고 엄마로 살면서 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물론, 울고 싶지도 않다.
오늘이 시원하게 쏟아내듯 울 수 있는 기회지만 다행히도 슬프지 않다.
힘들지도, 괴롭지도, 아프지도 않다.
어디에선가 힘들고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이지만, 오늘도 잘 버텨내고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로,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계기로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세차를 하고 나면 깨끗해지듯이 울지 않아도 마음을 비워내고 후련한 마음으로 개운하게 시작하는 내일이 되기를
바라본
다.
하루만 참아볼 걸, 날씨 확인을 해볼걸.
뒤늦게
확인해 보니 비 예보가 떡하니,
기상 예보가 언제 이리 잘 맞았나.
공짜로 세차하는 날이지만 은근히 아쉬운 마음이다.
소리는 좋다.
가만히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강약 조절을 해가며 부르는 노래, 음악처럼 느껴진다.
뉴에이지가 따로 없다.
역시, 난 비 오는 날도 좋다.
비 오는 날, 창 밖을 바라보며 빗소리를 들으니 좋다.
누군가의 우는 소리가 아닌,
빗소리만 들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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