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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사람이다 Dec 18. 2024

해야, 왜 나만 따라다뇽?

착각 대잔치

이른 아침부터 손이 시리다.

분리수거하러 나왔다가 영화에서나 가능한, 아주 잠깐의 짧은 시간 동안 순식간에 손이 얼어버릴 것 같았다.

그 와중에 해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추위와 맞서고 있구나, 엄청 눈부시네.

"아니다. 나 얼지 말라고 내리쬐는구나?"




오랜만에 동네 스타벅스를 찾아왔다.

2층으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눈부시다.

옴뫄, 또 언제 따라왔대.

"어딜 앉던지 간에 눈부시게 반겨주는 건 고맙긴 해. 하지만, 혹시, 설마~ 나한테 화났니? 너 오늘 엄청나게 째려본다?"

블라인드 하나씩 내리고 있으니 직원이 그새 올라와 동참한다.

"거 참♡ 고맙습니다."




자리에 앉고 보니 왜 아직 눈이 부시나, 설마.

"어머어머, 오모오모,  너어~!"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로 내 얼굴 한 번 더 보겠다고 애쓴다.

"킥킥, 훔쳐보지 마 얘~!"

빼꼼빼꼼, 얼굴을 좌우로 움직여보니 절묘하게 와 맞닥뜨린 구조가 됐다.

바닥만 봐도 반사된 가 눈부시다.

"이 녀석, 꼭 이렇게까지 해가며 나한테 관심받아야 해?"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담.

속으로 착각은 얼마든지 도 되는 거 아니얌?

나이 마흔에 이러고 앉아있으면 청승인감?

여유라고 할램.

나 지금 무지 한가하거든, 여유가 있옹.

병원 갈 정도는 아니니까 아무도 뭐라 하기 없기.

"좋은 루 되기로 결심했으니 오늘은 아주 좋은 일만 있을 것이야."

나 아침부터 돈도 주워떵.

땅을 파봐, 10원 한 장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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