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어야 살 수 있다

동굴과 터널사이 ep.09

by 살아냄

“비효율적인 광고 운영,

업체랑 이야기해 봤나요?”


회의 준비로 분주한 월요일 아침.

대표님의 전화였다.


질문은 곧 지적이 됐고,

지적은

숨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체크하는 데

3분이면 되는 걸,

부장님은 뭐 확인하는 건데요?”


차분히 설명하려 했지만

흥분된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내 대답은 점점 작아졌고

말끝엔 떨림이 묻어났다.


그리고 그 말.

“그렇게 착한 척

티 내는 거 하지 마세요.”


다른 말들은

흘려보낼 수 있었는데,


이 말은

이상하게 가슴에 박혔다.

숨이 막혔다.


점심은 혼자 먹었다.

요즘 들어

혼자 먹는 날이 늘고 있다는 걸

그날 문득 알아차렸다.


오후에는

이미 퇴사한 직원과

업무 통화를 했다.


“부장님,

더 좋은 데 가실 수 있어요.

힘내시고

다른 데로 빨리 옮기세요.”


전화를 끊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러게,

나는 왜 이러고 있지.’


이 상황에서도

여전히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그때

브런치 알림이 울렸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기쁠 틈도 없이

밀린 일을 처리하고 퇴근했다.


다시

다이소로 출근하러 가는 길,

나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오늘 하루 수고했어.’


그런데 곧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 하러 이러고 있냐?’

‘지금 관두면

매달 나가는 생활비랑 이자, 학원비는

어떻게 할 건데?’


머릿속에서

감정들이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때

김창옥 강사님의 말이 떠올랐다.


“해녀는 숨을 참고

바다 밑으로 내려가

물질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숨을 쉬러 위로 올라와요.”


“그렇게 큰 숨을 쉬고

다시 내려가는 거예요.”


“사람은 숨 쉴 공간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숨은 뭔가요?”


예전에

아내에게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다.


'나중에

강의도 하고 책도 내는

작가가 될 거야.'


브런치 알림 속

‘작가’라는 단어를

한참 바라봤다.


사람들로 꽉 찬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가슴이 묘하게 벅차올랐다.


아마도 나는

살기 위해,

버티기 위해

브런치라는 수면 위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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