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는 멈췄는데 나는 달리고 있었다

동굴과 터널사이 ep. 13

by 살아냄


”우리 열차는

다른 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해

잠시 더 정차하겠습니다. “


벌써 두 번째다.

두 정거장 전에도

기장님의 안내방송 후

5분이나 멈춰있었다.

그리고

한 정거장 오자마자

또 멈춰버린 전철


‘이러다 알바 늦겠는데’


정확히는 늦는 건 아니다.

다만

마음에 여유가 없어

역에서부터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뛰어야 한다.


서울의 지하철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

이 노선에선 가능하다.


기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자,

내가 타고 있던 전철은 떨린다.


사람들은 익숙하다는 듯이

재촉하거나

불만을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다음 역에서 멈추지.’


그렇게

7분이나 더 지연되고 나서

움직인다.


나 또한

익숙한 풍경이었다.


해가 늦게 떨어질 땐

멈춰 선 전철의 창문을 통해

빠르게 지나가는

기차 안의 사람들을

가끔 볼 수 있었다.


‘다들 어디를 놀러 가는 걸까.’

궁금해하기도 했었다.


다이소 알바 역에

거의 다 왔을 때쯤


’ 이제 내려야지.‘

생각하는데

역장님의

마이크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


“우리 열차 신호대기로

잠시 정차하겠습니다.”


“아유, xx"

짜증이 났는지

출입구에 서있던

학생이 욕을 한다.


내 마음과 같았다.

늦는 게 문제가 아니라

늦을까 봐 미리 나를

몰아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에 붙잡혀

거기에 맞추려다 보니

조급해져 있었다.


기차를 보는 여유는

온데간데없고


나는

멈춰 선 열차 안에서

혼자만 계속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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