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미리 만져본 하루

2025년 12월 15일(월)의 기록

by 살랑하늘

잠은 평소보다 짧았지만, 깊게 잠들었다는 감각이 몸에 남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컨디션을 점검하듯 숨을 한 번 고르고, 연차를 낸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섰다. 오늘은 둘이 보내는 평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평소보다 기분 좋은 한 주의 시작이었다.


외출은 일 처리에서 시작해 데이트로 흘러갔다. 일정을 마치고, 점심으로 돈가스와 우동을 먹었다. 배가 채워지니 걸음도 조금 느려졌다. 카페에 들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내년 데스크 달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 코너에서 한참을 서서 내 취향에 맞는 달력을 골랐다. 종이의 질감과 날짜 칸의 여백을 손끝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달력을 고르며 내년의 책상 위를 잠시 상상했다. 아직 비어 있는 칸들이 부담이 아니라 여지처럼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서는 <먼저 온 미래>를 이어 읽고, 경제 서적도 읽었다. 프롬프트 강의를 들었고, 스스로 뿌듯한 하루라고 느껴질 때쯤 데스크 달력에 하루하루 간단한 메모를 쌓아갈 생각을 했다. 대단한 계획은 아니었지만, 그 생각 하나로 내년이 조금 설레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 설렘을 미리 손에 쥐어본 날로, 여기까지 온 것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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