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6일(금)의 기록
아침부터 마음이 고르지 않았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남편의 실수로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고, 그게 하루의 첫 감정이 되었다. 화를 오래 붙잡고 있고 싶지는 않아서, 저녁에 약속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때까지는 조금 더 부지런히 살자고 마음을 정했다. 감정을 다스리기보다는, 일단 하루를 앞으로 밀어두는 쪽을 택했다.
점심 무렵에는 남아 있던 야채순대곱창볶음으로 전골을 끓여 먹었다. 이미 한 번 먹은 음식이었지만, 다시 끓이니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국물이 생기니 마음도 조금 누그러졌다. 그렇게 낮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지인의 공연을 보러 나섰다. 열두 팀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고, 옆에서 바로 듣는 노래와 연주는 화면으로는 느낄 수 없는 현장감이 있었다. 숨소리와 박자, 박수 소리가 섞여 살아 있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예상보다 험했다. 초행길이었고, 버스에서 내린 뒤 방향을 잘못 잡았다. 외진 곳이라 어두웠고 사람도 없었다. gps도 제대로 잡히지 않아 당황이 커졌다. 결국 만나기로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그 사람은 그 동네를 잘 알고 있어 통화하며 겨우 길을 찾았다. 늦어버린 탓에 저녁을 먹지 못한 채 공연장에 들어갔다. 미안한 마음이 계속 남았지만, 괜찮다고 말해주는 덕분에 마음이 조금 풀렸다.
공연 내내 따뜻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무대 위와 아래가 함께 응원하고 즐기는 따뜻한 공기. 그 안에 잠시 섞여 있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의 결이 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가끔은 이렇게 일상의 리듬을 흔드는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 하루가 완벽하지 않아도,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도, 이렇게 다녀올 수 있다는 사실. 오늘은 조금 흔들린 채로도 밤까지 와 있었다. 그걸로 충분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