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고 나서야 숨이 트인 하루

2026년 1월 28일(수)의 기록

by 살랑하늘

출근 전까지 머릿속은 나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유를 따지기도 전에 최악이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몸은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계속 뒤처졌다. 그래도 집을 나섰다. 그 선택이 오늘의 시작이었다.


이상하게도 출근하는 동안, 조금씩 숨이 붙기 시작했다. 걷고, 이동하고, 익숙한 풍경을 지나며 마음이 서서히 느슨해졌다. 일터에 도착했을 때는 오히려 얼굴이 밝아져 있었다. 나오기 전과 직후까지 가득했던 분노와 허무가 어느새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어쩐지 억울한 기분도 들었지만, 동시에 고개를 갸웃하게 됐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일하러 나와야 하는 상태인 걸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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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타임 수업을 했다. 몸은 바빴지만 생각은 단순해졌다. 퇴근해서는 틈을 내어 책도 조금 읽었다. 문장 몇 줄이 오늘의 속도를 더 낮춰주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일을 하러 나왔고, 그 하루는 생각보다 조용히 흘러갔다. 나오기 전의 나와, 집으로 돌아갈 무렵의 내가 서로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오늘은 그 변화의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하루를 넘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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