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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오빠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가
살랑살랑 봄바람 타고
코끝을 살금살금 간지럽히더니
은별이는 휘청하고 넘어졌다.
아픈 것도 잠시뿐
아카시아 향기는
옆집 오빠 집에서
피어나는 거니까.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넘어져 울고 있는데
어디선가 달려와서
일으켜주며 꼭 안아줬는데.
두 살 위라고 늘 이름 불렀는데
이제는 뭐라고 해야 하나?
오빠라고 수줍게 속삭여본다.
'오빠!' '오빠!'
내일도 볼 텐데
똑바로 얼굴을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은별이는 금세 발그레해지고
이불 속으로 푸욱 숨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