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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 40 -

by So cheon Lee


크리스마스 이브


뽀드득 뽀드득

새하얀 솜이불 같은

맑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네.


오빠와 함께

교회로 향하는

이 길은

비단길이겠지.


오빠 품에 안겨서

차가운 바람을 피하고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

푸드득 날아가도

오빠 손이 감싸주고

이 겨울도

여름처럼 따뜻해.


깊은 밤이 되어

교회 안에

옹기종기 모여

오빠 언니들의

이야기들을 마냥 듣고

선물도 주고받고

아무도 몰래

오빠 팔베개하며

쌔근쌔근 꿀잠도 자고


새벽이슬 맞으며

오빠 손잡고

동네를 돌아

집집마다

아기 예수의 생일을

알려주고


두 눈 꼭 감고

두 손 따뜻해질 만큼

기도를 올리고

해님이 깨어나기 전에

오빠 따라 집으로 돌아가네.


다음에도

하얀 눈 밟으며

오빠랑

크리스마스를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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