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한 한마디(1) - 나는 새.

나는 새.

by 살비

나에게 "말하지 못한 한마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같다.

어느새 수북이 쌓여,

발바닥이 푸석거린다.


달님이 되어 밤새 고민을 들어주고,

세상 따뜻한 햇빛을 가져와 몸을 녹여줬다.

그들을 위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하지만 이제 나는 아니다.

햇님도, 달님도, 옷을 벗기는 바람도.

이제는 그 어떤것도 나그네를 위한 것이 아니란걸 알았다.


세계 평화를 외치는 사람은 폭력적이다.

나는 나그네가 아니다. 더운지 추운지 알 수 없다.

땀을 흘리고 있다고 해서 바람을 불고,

옷을 여메고 있다고 해서 햇빛을 비추는건

아무것도 모르면서, 옷을 벗기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끝내 말하지 않는다.

행동하지 않는다.

사람은 모두, 옷도 다르고 온도도 다르다.


나의 태도가 왜 이렇게 변했는가...

봄이 되면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는 잡초를 뽑아라.

가을에는 수확하고, 겨울에는 아껴먹어라.

이것이 어머니의 교육이였다.

하지만 나는 농부가 아니고,

나는 겨울 철새다.

하늘을 날아야할 새가 땅에서 살았다.

그래서 늘 다리가 아팠지만,

목도 아팠다.


그래서 나는 어서 하늘로 날아가자 외쳤다.

저 높은곳에는 더 좋은곳이 있다고.

내가 하늘을 높이 날아갈 수록 그들은 멀어졌다.

날지 못하는...

땅에 떨어진 모이를 조용히 쪼아 먹는 새들이었다.


굳건하게 서서

하늘을 바라보지도 않는 그들을 보며,

나는 잊혀졌다.


나는 이제 나그네가 되었다.

끝내 하지 못할 말은 없다.

나도 더이상 땅을 쳐다보지 않는다.

나의 발도 깨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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