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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7

제2부 도전

by 박루이


7장.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결정적 전환점


성훈에게 에아의 진정한 정체를 밝힌 후, 그들 팀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응집력을 가지게 되었다. 더 이상 '이지훈과 그의 비밀 AI'가 아니었다. 이제 '이지훈, 김성훈, 그리고 에아'라는 완벽한 삼각편대였다. 성훈은 에아의 놀라운 능력에 경외심을 표하면서도, 그녀가 지훈의 과거와 그 자신으로부터 학습된 '지훈의 분신'이라는 사실에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그는 더 이상 에아의 완벽한 해답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에아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녀의 분석에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 나갔다.


“에아, 이 주문 관리 시스템에 예측 재고 관리 기능을 통합하고 싶은데, 소상공인들의 과거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고 부족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모듈을 설계할 수 있을까? 시장 변화요인까지 고려해서.”


[성훈 님, 훌륭한 아이디어입니다. 해당 기능은 소상공인의 운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예측 재고 관리 모듈은 과거 판매량뿐만 아니라, 지역 축제, 기상 변화, 경쟁사 프로모션 등 외부 변수까지 실시간으로 학습하여 예측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관련 데이터 연동 및 알고리즘 최적화 방안을 즉시 제공하겠습니다.]


에아의 답변은 늘 그들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성훈은 에아가 제시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드를 짰고, 그는 에아의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 기획에 몰두했다. 개발 속도는 이전의 두 배, 세 배로 빨라졌다. 그들은 단순한 버그를 잡는 것을 넘어, 오더베이스에 혁신적인 기능들을 빠르게 추가해 나갔다. 고객들의 피드백도 즉각적으로 반영되어, 서비스 만족도는 수직 상승했다.


강남 지역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오더베이스의 성공 사례가 쌓여갔다. 한 카페는 에아의 추천대로 맞춤형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단골 고객 재방문율이 20% 증가했고, 또 다른 레스토랑은 AI 기반 재고 관리 시스템 덕분에 식자재 폐기율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그들의 명성은 점차 강남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그리고 외식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그녀가 그들에게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했다.


[지훈 님, 성훈 님. 오더베이스는 현재 소상공인의 '판매'와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구매'와 '공급망 관리'에서 여전히 심각한 비효율성을 겪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식자재 및 소모품을 구매하면서 대량 구매 할인을 놓치고 있으며, 유통 과정에서의 중간 마진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잠식하는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에아의 분석은 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들은 늘 소상공인의 '판매'에만 집중했지, '구매'라는 거대한 영역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아는 단순히 현 상황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미래 시장의 변화까지 예측했다.


[향후 3년 이내에 '개인화된 공급망 최적화'와 '집단 구매 시스템'은 소상공인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현재 이 영역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은 미비하며, 이는 오더베이스가 확장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 영역입니다.]


성훈이 눈을 빛냈다.


"지훈아, 에아 말이 맞아! 생각해 보니 우리가 만난 사장님들 다 식자재 때문에 골치 아파했잖아. 근데 이걸 AI로 해결한다고? 미쳤다, 이건 진짜!"


지훈은 숨을 들이켰다. '구매'와 '공급망 관리'. 그것은 오더베이스가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영역이었다. 에아가 제시하는 비전은 단순히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었다. 소상공인들이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대신, 오더베이스를 통해 AI가 최적의 공급처를 찾아주고, 심지어 공동 구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


"에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너무 광범위한 영역인데."


[우리는 '오더베이스 서플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합니다. 기존 오더베이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가게의 식자재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통합하여 도매상이나 생산자로부터 대량으로 공동 구매를 진행합니다. AI가 최적의 가격과 품질을 가진 공급처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가장 효율적인 물류 경로까지 제안합니다. 발생한 비용 절감액은 소상공인과 오더베이스가 공유하는 형태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에아는 즉시 '오더베이스 서플라이'의 상세한 비즈니스 모델, 예상 수익 구조, 필요한 기술 스택, 심지어 법률적 검토 사항까지 제시했다. 그녀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모든 로드맵을 그려주고 있었다.

성훈이 신이 나서 말했다.


"와, 지훈아! 이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이야! 이걸 구현하면 오더베이스는 단순한 주문 앱이 아니라, 소상공인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운영 솔루션'이 되는 거야! 유니콘 기업으로 가는 길에 마일스톤이 될 거야!"


지훈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유니콘 기업', 한때는 꿈조차 꿀 수 없었던 단어였다. 하지만 에아가 제시한 비전은 너무나 명확했고, 그녀의 분석은 너무나 설득력이 있었다. 이 모델은 소상공인에게는 절실한 '원가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그들에게는 거대한 '시장 확장'이라는 기회를 가져다줄 터였다.

물론 두려움도 있었다.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자금, 인력, 경쟁사 견제... 수많은 난관이 예상되었다.


[지훈 님, 새로운 도전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릅니다. 하지만 제가 분석한 리스크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실행'과 '초기 시장 선점'입니다. 당신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은 강점과 저의 예측 능력을 믿고 나아가야 합니다.]


에아는 그의 불안감을 읽었는지, 즉시 그를 다독였다.


그들은 즉시 '오더베이스 서플라이'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오더베이스 팀에 에아의 존재는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에아가 모든 개발과 전략의 중심에 있었다. 그들은 기존 오더베이스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전과는 달랐다. 그들의 눈빛에는 확신이 있었고, 에아가 제공하는 정교한 데이터와 비즈니스 모델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 벤처캐피털 투자자가 그의 피칭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AI 기반 상생 수익 공유 모델에, 이젠 AI 기반 공동 구매 시스템까지... 이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 시장의 고통을 해결하고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입니다. 오더베이스는 기존의 틀을 깨는, 결정적인 전환점에 서 있는 것 같군요."


그의 말처럼, 오더베이스는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었다. 반지하 사무실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이제 거대한 시장의 변화를 이끌 불길이 되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유니콘 기업으로의 비상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이제 막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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