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탐구: 52주 완성 44

44주 차: 십자가에 달리신 왕의 조롱과 고독 (마 27:27-50a)

by 박루이


1. 조롱받는 왕

지난주 우리는 세상의 법정에서 부당한 판결을 받으신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로마 군인들의 손에 넘겨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모욕적인 조롱을 당하십니다. 군인들은 온 부대를 모아놓고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왕을 상징하는 “홍포”를 입힙니다. 그들은 “가시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왕의 홀을 상징하는 “갈대”를 그의 오른손에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희롱하며 외칩니다.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마 27:29). 그들은 왕의 얼굴에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쳤습니다.


이것은 끔찍한 조롱이었지만, 동시에 놀라운 아이러니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참된 진리를 연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진정 왕이셨습니다. 다만 그의 왕관은 황금이 아닌 고통의 가시관이었고, 그의 통치는 힘의 강요가 아닌 사랑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2. 골고다, 십자가의 길

조롱을 마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기 위해 ‘해골’이라는 뜻을 가진 골고다 언덕으로 끌고 갑니다. 예수님은 이미 채찍질과 조롱으로 기력이 쇠하셨기에, 군인들은 억지로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합니다 (마 27:32).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두고, 군인들은 그의 옷을 제비 뽑아 나눕니다.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는 유대인의 왕 예수라” (마 27:37)는 죄패가 붙었습니다. 이것은 조롱의 의미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빌라도의 손을 통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온 세상에 선포하게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두 명의 강도도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하나는 그의 우편에, 다른 하나는 그의 좌편에 달렸습니다. 이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구했던 바로 그 영광의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영광의 자리는 세상의 보좌가 아닌, 주님과 함께 고난 받는 십자가의 자리였습니다.


3. 모두의 조롱, 왕의 고독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향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조롱을 퍼부었습니다.

지나가던 자들은 머리를 흔들며 조롱합니다.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 자여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마 27:40).
대제사장들과 서기관, 장로들은 자신들의 신학을 동원하여 조롱합니다.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 그가 이스라엘의 왕이로다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올지어다 그리하면 우리가 믿겠노라” (마 27:42).
심지어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까지도 똑같이 욕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동일한 논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진짜 메시아라면, 그 능력으로 자신을 구원하여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 그러나 그들은 몰랐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신 이유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그들을,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자기를 구원하지 않으셨습니다.


4.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정오부터 오후 세 시까지, 온 땅에 어둠이 임했습니다. 창조주께서 고통당하실 때, 온 자연이 함께 탄식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그 깊은 어둠 속에서, 예수님은 마침내 큰 소리로 외치십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이는 아람어로,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 27:46)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부르짖음입니다. 영원 전부터 한 번도 끊어진 적 없었던 성부 하나님과의 사랑의 교제가, 온 세상의 죄를 짊어지신 그 순간, 완전히 단절되는 고통을 예수님께서 겪으신 것입니다. 이것이 지옥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의 완전한 분리. 예수님은 우리가 받아야 할 그 형벌, 그 완전한 버림받음의 잔을 우리 대신 남김없이 마셨습니다. ¹


5. 결론: 나를 위한 고난

오늘 우리는 왕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겪으신 십자가의 조롱과 고독을 묵상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기꺼이 조롱받으셨고,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시기 위해 기꺼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으셨습니다. 이 사랑 앞에 우리는 어떤 반응을 해야 할까요? 더 이상 이 사랑을 외면하거나 값싼 은혜로 여기지 않고, 십자가의 깊이를 묵상하며 감사와 헌신으로 응답하는 한 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각주:

¹ 이 외침은 시편 22편의 첫 구절이다. 시편 22편은 극심한 고통과 버림받음의 탄식으로 시작하지만, 마침내 하나님의 구원과 온 세상을 향한 찬양으로 끝을 맺는다. 예수님은 이 시편을 인용하심으로써 자신의 고난이 무의미한 절망이 아니라, 예언의 성취이며 궁극적인 승리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셨을 수 있다.


1. 묵상과 나눔을 위한 질문

예수님은 가시관을 쓰시고 홍포를 입으신 채 ‘왕’으로 조롱받으셨습니다. 이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왕’의 이미지와 어떻게 다릅니까?
세상은 예수님께 “십자가에서 내려와 스스로를 구원하라”고 조롱했습니다. 나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고난을 피하고 나 자신의 안전과 성공을 먼저 구하려는 유혹을 얼마나 자주 받습니까?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예수님의 절규를 묵상해 봅시다. 이 고통이 나를 향한 사랑 때문이라는 사실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옵니까?

2. 적용할 내용

십자가 묵상: 이번 주, 매일 5분 이상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분이 받으신 조롱과 고통, 그리고 버림받으심이 바로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고백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조롱을 감사로 바꾸기: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해나 조롱을 받을 때, 억울해하거나 분노하기 전에, 나를 위해 모든 조롱을 참으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오히려 그들을 축복하는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사랑의 빚진 자로 살기: 내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큰 희생을 통해 주어진 것인지를 기억하며, 이번 주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사랑의 빚을 갚는 마음으로 구체적인 친절과 섬김을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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