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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일즈맨 Nov 13. 2017

스타트업의 최대 과제

매출 '성장' or 매출 '예측'?

기존에 알고 있던 영업사원의 역할 중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걸 발견해서 한번 공유해보자 한다.


매출 성장의 숙명

실리콘 밸리 VC들이 기본으로 찾는 'hockey stick growth'


스타트업에게 매출 성장은 숙명입니다. 성장이 없으면 미래에 투자할 가치가 없어지기에 모든 VC들이 가장 기본으로 보는 수치 중에 하나죠. 창업주들도 당연히 매출 성장에 온 힘을 기울이며 집중하게 됩니다. 각 영업팀의 임무는 자연히 매출 성장 목표치를 이뤄내는 것이고, 적은 인원과 적은 경험으로 최상의 매출을 단기간에 이뤄내는 숙제를 안고 가다 보니 미국 스타트업 세계에도 세일즈를 체계적으로 해보자는 열망은 어느 때 보다 강한 거 같습니다. "Predictable Revenue" (저자: Salesforce.com 출신 Aaron Ross) 등 세일즈 프로세스 최적화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도 엄청 많이 팔리고요. 그렇다면 이 체계적으로 영업을 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전 기존에 체계적 영업의 목적을 막연히 매출의 최대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영업사원 개개인의 잠재적 최고 성과 치가 있을 테고, 체계적인 영업 방식은 각 영업사원이 잠재적 최고치에 도달하도록 하는 게 목표일 것이라고. 하지만 최근에 생각은, 위 저서의 제목 "Predictable Revenue"가 말해 주듯이, 그냥 매출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매출'이 체계적 영업 방식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겁니다. 


매출 성장과 예측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게 '매출 성장'은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아요. 신규 시장의 신규 업체가 '매출 성장'을 달성한다는 건, 잠재 시장을 차츰 증명해간다는 거 외에, 그 업체가 사업을 제대로 해 나간다는 증거는 될 수가 없다는 걸 보게 됐습니다. 연간 50%, 100%, 1000% 성장도 시장 존재의 증거일 뿐인 거죠. 만약 내 회사가 올해 100% 성장을 했다고 해도, 다음 해에 경쟁사들은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요? 매출 성장으로 사업체를 평가하려면 다른 경쟁사들과 상대평가를 하는 방법 밖엔 없을 텐데 스타트 업 세상엔 아무래도 의존할 만한 비교 대상 샘플이 적죠, 특히 몇 년 안된 시점에는요. 혹시 매출 성장지표를 보이며 어떤 스타트업의 비전이 얼마나 좋은가 하는 얘기를 들으면 이래서 꼭 경계해야 합니다. 그 회사가 초기에 100% 성장을 하던, 1% 성장을 하던, 성장을 얼마 동안 지속했던, 어느 성장률이 그 시점에 그 회사에게 모범 성장률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매출을 예측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내 스타트업이 한 달 간격으로 정확히 얼마만큼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지 알 수 있다고 가정해 보면, 그 예측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건 실로 무궁무진합니다. 단순히 금융회계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매출 성장 예측능력은 곧 매출 성장의 동력을 이해한다는 뜻이고, 이것은 곧 회사의 역량을 어떻게 사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 안다는 말이 되죠. 월간 매출 성장이 더딘 회사라 할 지라도 월간 성장률을 1달 내지 2달 전부터 오차범위 안에서 예측하고 있었다면, 이 회사는 사업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 성장을 미리 예측했다면, 10% 성장하는 방법도 금방 찾을 수 도 있다는 말이지만, 100% 성장한 회사의 매출 전망이 크게 빗나갔다면, 그 회사는 마이너스 성장도 예방 못 할 확률이 높다는 뜻 이인 거예요. 성장 가능성은 모든 사업체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절데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매출 예측만 잘 하고 성장을 못하는 건 물론 안 되겠죠. 그러나 정확한 매출 예측 능력을 기반으로 한 전략을 세워서 매출 성장을 이뤄내는 사업체여야만 그 운영진이 사업을 할 줄 아는 운영진이며 투자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면에 운 좋게 노다지 시장을 발굴해서 거저 성장하는 회사는 위험한 투자 대상일 수도 있고요.


초기 스타트업에게 매출 예측이 매출 성장보다 더 중요하게 길러야 할 기초 능력이라면, 이 기능을 해내는 팀은 결국 영업 팀인 거 같습니다. 최근 몸소 느끼지만 이거야 말로 가희 영업팀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체계적 영업 방식을 통해 영업팀이 전망을 잘 하면 그 전망을 기반으로 회사 전체가 함께 매출을 올릴 방법을 구상하면 되는 거죠.


다음 글엔 매출 예측의 관점에서 어떻게 영업팀의 전략과 프로세스를 세울 수 있을지 얘기해 볼 텐데요, 그전에 공유, 댓글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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