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와 의심의 늪에서 살아남기
신뢰가 깨진 후 자주 다투게 된 관계에 대하여... : 질투형 망상장애
든든하게 믿고 있었던 연인에게 신뢰가 무너지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정 때문에, 사랑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그 관계를 유지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도움이 될만한 글입니다.
건강한 커플이었다고 할지라도, 연인 간의 신뢰가 깨지는 사건이 생기게 되면 이후 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아찔해진다. 완만했다가도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것처럼 긴장이 고조되기도 하고 가파른 벼랑 아래로 떨어지듯 절박해졌다가도 다시 완만해지길 반복한다.
신뢰가 깨지는 사건은 주로 이성문제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에 따라 혹은 정도에 따라 이를 덮어주고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더라도, 한번 깨진 신뢰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면 극복하기가 매우 힘들며 추후 이로 인해 유발되는 각종 트러블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깨어진 신뢰는 앞으로 펼쳐질 드라마의 프롤로그라고나 할까..
우선 상처받은 쪽의 회복탄력성, 즉 스트레스 회복력이 약할 경우, 그 사건을 계기로 이후 지속적인 투정 내지는 질투, 오해, "망상"이 시작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솥뚜껑을 보고도 혹시나 자라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자라가 아니야, 아닐 거야, 아니어야 하는데, 아냐.. 솥뚜껑이 아니라 자라인가? 또... 자라인가?
망상이라니 당치도 않아. 다 네가 잘못했어. 확실해. 너의 행동에는 문제가 있어.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망상 혹은 망상적 사고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질투형 망상장애. 망상은 자각력 insight이 없다. 망상이 망상인 것을 깨닫는다면 더 이상 망상이 아니다. 물론 망상장애로 진단 내리기까지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상처받고, 그 이후 유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끊임없는 걱정과 오해가 반복되고 있다면 이미 그 스펙트럼 내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연인과 공유하는 시간 속에서 자꾸만 쌓여가는 오해와 질투가 상처받은 쪽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스트레스를 담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그릇과도 같다. 마음속 그릇이 스트레스로 가득 차게 되면 더 이상 수용이 불가능하고 시간이 지나 분노로 표출되며, 망상은 집착으로 진화한다.
이러한 집착과 분노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정말 사소한 일들에서 풍선 터지듯 터져 나오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서도 사사건건 분노가 치밀어 올라 싸우게 되고, 상대는 점점 지쳐간다. 상대가 지치는 것만큼 본인은 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다툼으로 인해 서로를 비난하다가 결국에는 서로의 자존감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회복 방법은 없는 걸까,
제일 먼저 기본적인 신뢰가 다시 구축되어야 한다. 다시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아무리 관계를 끌어봐야 절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상처 준 쪽은 더 이상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부던한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책임이 있다. 이전에 가졌던 만큼의 신뢰를 쌓을 만큼.
상처받은 쪽은 사건으로 인해 유발된 본인의 질투와 오해, 즉 망상이 이제는 더 이상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하자.
보통의 경우 망상은 제법 그럴듯한 상황에서 펼쳐지기에 스스로가 망상이라고 받아들이기가 매우 힘들다. 설령 본인의 생각이 망상이라고 인정하기 힘들지라도 우선 이것을 떠올려 보자. 지쳐가는 상대는 둘째 치고라도, 분노하는 본인 스스로 지금의 상태가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관계에서 행복을 찾고 싶다면, 그 집착에서 빠져나와 스스로를 먼저 바로 세워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면, 화나는 감정과 불쑥불쑥 떠오르는 나쁜 감정을 우선적으로 억누르는데 도움이 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잠시만 호흡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돌아보자. 분노하는 감정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뿐더러, 관계를 고통스럽게만 할 뿐이다. 분노가 사실이 아닌 오해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거짓 감정임을 되새겨야 한다. 망상을 팩트라 여겼던 그 자신감만큼, 사실은 쓸데없는 오해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조금만 확신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여유 있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상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믿어주고자 했던 본인의 마음가짐을 되새긴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