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최근 가장 화제인 드라마는?
아무래도 tvn에서 방영 중인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수지, 남주혁, 김선호 등 배우들의 스타성과 함께 드라마가 실제 스타트업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까지. 여러 방면에서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죠.
"스타트업"을 제목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정도로 스타트업 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늘어나고 창업이나 스타트업에 재직하는 것에 대한 인식도 조금이나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첫 직장으로 스타트업을 고려하고 있는 대학생도 다소 늘었을 것이으로 예상되는데요. 저 스스로도 스타트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어느덧 4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나,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봤으면 하는 점들을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물론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많을 수 있다. 그냥 '아 이렇게 느낀 사람도 있구나' 하며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첫번째, 길잡이가 되어 줄 사수가 있나?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가 정한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쌓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해당 직무의 사수가 있는 기업이 가장 적합합니다. 스타트업에 재직하면 사수가 없거나 인수인계조차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정도 직무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업무를 파악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적용하면서 적응해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정말 어리둥절한 상태로 일시정지되어 있을 겁니다. 직무를 수행하다가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길을 잃은 건지를 스스로 판단하기도 어렵겠죠. 물론 0부터 시작해서 스스로 직무 지식을 쌓는 것도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리소스 부족으로 인해 일반 회사보다 시간에 쫓기면서 일당백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 상 사수와 함께 일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나의 업무적 성장과 조직에 대한 기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수가 어떤 걸 먼저 공부해야 하는지 중요도 별로 정리를 해줬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런 최소한의 길잡이라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니까 면접 시 기회가 된다면 내가 지원한 직무의 조직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는지 사수가 있는지, 없다면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라도 받을 수 있는지는 꼭 확인해 보세요.
두번째, 직무를 넓은 범위로 생각하자
학교에서 배운 직무 내용과 실제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내용은 정말 많이 다릅니다. 제가 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를 생각해 볼까요? 학교에서 배운 STP, 4P 등등의 내용 물론 필요는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제가 우리 서비스의 STP 전략을 세우고 4P를 작성하는 시간보다 매일 페이스북, 구글 애즈 등 광고 플랫폼의 성과를 정리하고, SNS 계정에 올릴 콘텐츠를 기획하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회사 생활은 전혀 다릅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은 업무에 대한 아주 큰 범주의 상식같은 느낌이랄까요? 내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만을 바탕으로 지원 직무를 정하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그럼 인턴 또는 신입 지원자일 때 직무는 어떻게 정하냐고요?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여러 회사의 채용 공고를 많이 접해 보는 방법입니다. 같은 '마케팅' 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채용 공고더라도 그 속의 내용은 콘텐츠만 전담으로 하는 마케터, 광고를 바탕으로 실제 수치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 마케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하고 이러한 정체성을 녹여내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브랜드 마케터인지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여러 세부 직무에 내 어떤 역량과 경험이 부합하는지를 정리해보세요. '나는 딱 하나 이 분야만 지원할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요. 어차피 스타트업에서 정말 특수한 직군이 아닌 이상 한 분야의 업무만 수행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다양한 세부 직무의 기본 역할을 일단 파악해 보시고, 내 직무의 범위를 더 넓게 생각해보세요. 직무 좁히기는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첫 연봉은 매우x100 중요하다
연봉은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초봉은 생각보다 앞으로 하게 될 이직에서 급여를 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마디로 앵커 포인트가 되는 거죠. '나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냥 회사에서 부르는 대로 다 맞출거야.'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생활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비용,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저축 등을 고려해 초봉의 마지노선을 정해보세요. 물론 이 금액을 맞출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나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최저 금액을 생각해 놓고 근로계약에 임하는 것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직장이 필요해서 근로계약에 임하는 것은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네번째, 회사가 휘청하는 일? 생각보다 쉽답니다.
스타트업의 90%는 망한다.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본 적 있으시죠? 그런데 실제 스타트업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믿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아마 실제 회사가 어려워져 문을 닫는 상황이 될 때까지 실감을 못하는 것일 겁니다. 그치만 여러분. 제 말을 믿으세요. 회사가 문 닫는 일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저의 첫 직장 이야기를 해볼까요? 저의 첫 직장은 대기업 사내벤처 출신의 스타트업으로 각종 수상경력과 제품력으로 스타트업 씬에서는 꽤 유명한 회사였습니다.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이미 직원이 20명이었고 하이마트 등 국내 가전 유통라인에 입점하여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재직 중에도 글로벌 기업과 협업 프로젝트 계약을 맺으면서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줄 알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앞에서 말한 프로젝트가 무산이 되며 회사가 크게 어려워졌고, 대부분의 직원이 회사를 나와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때 저도 첫 퇴사를 하게 되었죠. 별 문제 없이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직원들의 퇴사 여부를 조사하고 이 모든 것이 단 이틀만에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말이죠. 이처럼 회사의 흥망성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며 하루 아침에 휘청일 수도 있는 것이 스타트업입니다.
스타트업 재직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동시에 단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때문에 결정을 할 때는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저의 짧은 견해지만 이 네가지를 고려해서 스타트업 세계에 들어갈지 말지, 아니면 A 스타트업에 입사할지 B 스타트업에 입사할지 결정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