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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Jan 15. 2021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스타트업 마케팅팀을 거치면서 경험한 오만가지 일들

2018년부터 현재까지. 4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3곳의 스타트업을 거쳐 오면서 마케팅이라는 같은 이름 하에 정말 다른 여러 가지 업무 경험을 쌓았죠.

오늘은 제가 마케터로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맡았던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제가 거쳐 온 스타트업 기업들을 간단히 정리합니다. 구체적인 기업명은 밝히기 어렵지만, 어떤 사업을 하는지 알고 계시면 앞으로 이어질 글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듯해요.


A기업: 블루투스 기반 사무용품 판매. 하드웨어 제품과 전용 앱을 구축하여 판매.

B기업: 온라인 교육 플랫폼. 온라인에서도 양방향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

C기업: 문화 예술과 관련된 공간만을 다루는 공간 대여 플랫폼


 1. 국내 영업 지원 업무

회사에 따라 영업팀과 마케팅을 분리하여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한 팀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함께 운영하기도 합니다. A회사가 바로 그런 유형이었는데요. 마케팅 팀에서 국내외 영업관리와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함께 담당했습니다. 저는 국내 영업을 지원하는 업무 일부를 맡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하이마트 영업점을 돌면서 현장에 진열 제품을 설치하고 영업사원에게 제품 교육을 진행했고요. 또 새로운 판매 채널에 입점했을 경우 단기 판촉사원을 선발 및 교육하여 현장에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졸업 등 시즌 별 할인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는데요. 채널 별로 유통업체의 마진을 고려한 할인율 또는 사은품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홍보 방안을 마련해 직접 운영했습니다. 가끔은 직접 창고에서 각 판매채널로 보내야 하는 물건을 포장하거나 재고 수량을 파악하고 입고를 진행하는 등 몸을 쓰는 업무도 함께했습니다.


2. 해외 영업 업무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중심인 A회사에서 진행했던 업무입니다. 중국에 자사 제품이 진출할 수 있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협력 가능한 파트너사를 물색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당시 중국에는 저희 제품과 유사하고 심지어 더 저렴한 제품이 이미 중국 시장에 많이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중국의 고급 IT 회사의 OEM을 통한 진출 또는 이벤트 성 판촉물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고, 이를 함께할 협력사가 있을지 조사했죠. 파트너사 컨텍이 가장 주된 업무였습니다. 이 부분은 딱히 어떤 방법론이 있었다기보다는 무식하게 콜드 메일을 보내며 진행했습니다. 또, 저희 회사가 참여하던 글로벌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중국 현지에 일주일간 방문하여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의 도시에서 중국 내 VC 및 기업에게 저희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는 피칭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3. 온라인 마케팅

지금까지도 제가 가장 주되게 맡고 있는 업무가 바로 온라인 마케팅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데이터 마케팅이라고도 불리죠? Facebook이나 Google ads를 통해 직접 우리 회사의 광고를 세팅하고 운영하는 역할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Self serving 매체들이 다루기가 쉬워서 누구든 금방 광고 플랫폼에 직접 광고를 올릴 수 있습니다. 저는 사업의 단계나 프로모션 이슈에 맞게 광고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운영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나 디자이너와의 소통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광고의 성과를 더 잘 측정할지, 어떻게 하면 우리 프로모션을 더 재미있는 소재를 활용해 알릴 수 있을지 등 전반적인 과정을 기획합니다.


4. 콘텐츠 마케팅

마케팅하면 가장 많이들 떠올리는 일이죠. 바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각종 SNS 채널에 업로드할 콘텐츠를 기획하고 댓글 등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다른 회사에서는 어떤 과정을 통해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2개월 정도의 채널 별 콘텐츠 계획을 세워놓고 이 일정에 맞춰서 콘텐츠 생산과 업로드가 완료될 수 있도록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큰 회사들은 콘텐츠 마케팅만 전담하는 팀이 따로 존재하고 하루에 2~3개의 콘텐츠를 업로드 해 고객들과 더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초기 스타트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일주일에 1개의 콘텐츠라도 꾸준히 업로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더 잘해보고 싶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은 업무이지만 사내 리소스 부족으로 녹록지가 않네요. 사장님 마케팅팀 한 명만 더 뽑아주세요. 저 혼자로는 원하시는 것 반의 반도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5. KPI 데이터 측정 및 관리

회사마다 우리의 활동이 성장으로 잘 이어지고 있는지 판단하려면 알아야 하는 KPI가 있죠. 저는 이런 KPI를 어떻게 측정할지 정하고 관련 데이터들을 정리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공간 예약 플랫폼으로 예를 들자면, 우리 앱을 설치한 사람 중 몇% 가 가입하지 않은 채 이탈하고, 공간 예약은 몇 건이나 이뤄지며 이 중 구매이력이 있는 고객의 재구매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정리하고 사내에 공유합니다.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이런 지표를 정의하지도 않은 채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래서 입사 후 경영진과 함께 어떤 지표를 측정할지, 또 그 지표의 구체적 정의와 어떤 방법을 활용해 측정할지 등 KPI 자체의 세팅부터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6. 기타

여러 가지 부가 업무 중 간헐적으로 진행했던 업무들은 기타로 묶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마케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지원과제 지원과 수행, 크라우드 펀딩 기획 및 운영, 상세페이지 작성, 홈페이지 개편 등이 있습니다. 또 고객의 문의사항에 대응하는 CS 업무도 있네요.


제가 이렇게 많은 업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마케팅은 결국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을 관리하는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제품의 배송, 우리 제품을 알리는 광고, 고객의 문의사항이나 불만사항에 응대하는 것까지 말이죠. 여러분이 생각했던 또는 지금 하고 있는 마케팅은 어떤가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손을 대 본 업무들을 간단히 정리해 봤는데요.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원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글 또는 대댓글로 되도록 답변 달아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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