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관계를 위한 브레이크 타임
'사랑할 때까지 헤어져라'
검색창에 '이별'을 입력하고 보게 된 책 이름이다. 지지고 볶을 때까지, 헤어질 때까지 사랑하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사랑할 때까지 헤어지라니. 처음 듣는 말이었지만 현재의 내 상황을 대변하는 적절한 한 마디 같아서 마음이 동요했다. 오늘부터 그와 나는 서로 시간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난 지는 4년이 되어 간다. 첫 만남에 이끌려 마주 잡은 두 손을 나는 아직도 놓지 못하겠다. 여전히 그 사람의 거친 손이 좋고, 뒤통수를 쓰다듬고 싶고, 어깨에 기대고 싶다. 그 사람이 없는 내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 언제부턴가 그는 내게 의식주와 같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없어선 안될 당연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여느 연인들이 다 그렇듯이.
연인들이 각자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오래 만난 관계라면, 사실 한 번쯤은 거쳐가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보통은 이별을 유예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선택지에는 이별이 없다. 나는 이 부분을 분명히 하고 싶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갖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결정한 최선의 선택이다. 그러니 그와 내가 갖는 각자의 시간은 손님이 들끓는 바쁜 식당의 브레이크 타임과 같은 맥락이라 보고 싶다. 바쁘게 손님을 맞이하고 나면 직원들은 녹초가 되지 않는가. 잠깐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하다. 그처럼, 우리의 관계도 숨 돌릴 틈이 필요했다. 4년 가까이 만나 오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무수한 감정 변화를 경험해 왔다. 그 사이 관계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감이 상당히 쌓여왔을 것이다. 또한 사랑에 서툰 내가 저지른 여러 가지 실수를 그가 눈감아주고만 있기에는, 우리가 만난 시간이 꽤나 무겁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마냥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기로 결정한 데에 표면적인 원인은 내게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언젠가 꼭 거쳐야 할 과정 중 하나였을 것이다. 오래 만난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속삭이는 사랑의 달콤함에만 젖어 있었다. 나는 '사랑한다'는 이유를 앞세워 그에게 여러 상처를 주었었고, 그 또한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로 나와 맞섰다. 마치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잘잘못을 하나하나 따지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게 유일한 이유다. 사랑하기 때문에 만났고, 갈등하고, 실망하고, 이해하고, 또다시 시작하려 한다. 도대체 사랑이 아니면 이 모든 일을 어떻게 다 감당할 수 있겠는가.
브레이크 타임동안 이곳에서 우리의 시간을 회고해보려 한다. 대신 회고는 짧게, 다짐과 계획은 구체적으로 써 내려갈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 브레이크 타임은 이별로 향하는 길목이 아니라, 더 단단한 사랑의 결실로 향하는 경유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선택지에는 이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