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에 대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은 Aug 16. 2020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처음에는 한 장 한 장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이해하지 못하는 공포와 슬픔이 글자에 녹아 있었다. 저자가 처음 사건을 마주했을 때의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서 쉽사리 읽어나가지 못했다.

저자가 엄마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자식과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이 잘 나타나 있다. 책의 앞부분까지는 어떻게 태어난 그 순간부터 매일 내 집에서 매일 보던 사랑하는 아들이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이 사실 자체를 고통스럽게 받아들인다. 그 안에서 내가 몰랐던 아들의 모습과 놓친 부분을 다시 떠올린다. 나는 이런 일을 간접적으로도 겪어본 적이 없지만, 분명히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했다.

그리고는 자살에 대해 얘기한다. 자살이 선택이 아닌 질병이라는 인식. P257의 말이 가슴 깊이 들어왔다. 딜런은 궁극적으로 자살이 종착지다. 그 과정에서 무자비한 살인이 있었다. 이 순서를 이해하는 것은 꽤 많은 교훈을 준다. 심리적으로 불안을 겪는 사람들. 그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고통을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지. 또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지. 이 책은 많은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가 어렵고 또 고통스럽게 써나간 글이지만, 한 사람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을 이해하는 법. 또 극단의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나눠지는 법을 진심으로 나누려 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에 대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