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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은 Aug 16. 2020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그놈은 하자라놈일 뿐이야"

 사람을 구성하는 정체성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는 그중에서 타자의 정체성을 자신에게 편한 방법으로 규정한다. 때로는 불합리한 짓을 저지르기 위해서, 또는 불합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서도 이러한 방식은 유효하다. 아세프가 하산에게 그런 짓을  때도, 아미르가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도 이렇게 말한다. "그놈은 하자라놈일 뿐이야."  바바가  비밀을 하산에게 숨길 때에도 이렇게 되뇌지 않았을까. 하산이 자신을 둘러싼 부당한 상황을 이해할 때도 마찬가지 아니였을까.

 책은 아프간과 러시아, 그리고 탈레반과 미국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뒤섞인 상황에서 타자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다. 철저히 아미르라는 '유리한' 조건에 있을  있었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하산'이라는 인물을 대하는 방식과  밖의 아미르가 주변 환경에 대해 인식하는 모습에서 죄책감이 들만큼 공감이 가기도 했다. 번역된 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고 좋은 표현들이 많아서 막힘없이 술술 읽을  있었다. 누군가가 나쁘다와 좋다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인간의 본성과 시스템이 구분 짓고 서열을 나누는지 많이 생각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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