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 말고 결혼주의자
소설가 무라카미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오랜 시간 소설을 꾸준히 써 내려가야 하는 작가에게는 그만큼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이 그렇다. 공부도, 일상생활도 기본적으로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오래도록 편안히 수행해 나가기가 어렵다.
결혼 생활에서 체력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매일 같이 부딪히는 것이 인간관계인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컨디션은 체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체력이 많이 떨어지면 해야 할 일을 다 해내지 못하고 그런 게 악순환이 되다 보면 짜증이 난다.
외부 사회보다는 가정 안에서의 긴장감이 덜 하기에 그 짜증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체력을 길러둬야 한다.
체력이 곧 컨디션이다.
컨디션이 곧 그날의 기분이고
기분이 곧 상대를 대하는 태도로 나온다.
체력 하면 운동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오랜 기간 운동을 해온 나는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독자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있다. 되도록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생각보다 소모 칼로리도 높고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일을 미루는 습관을 고칠 수도 있다.
경제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결혼하라는 말로 들릴지 모르겠다. 10년이라는 결혼 생활동안 계약직과 퇴사를 반복했던 외벌이 남편과 살며 느낀 점은 당장의 돈보다도 경제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는 점이다. 재력은 두 가지의 뜻이 있다. 재물의 힘 또는 재산상의 능력이라는 뜻(財力)과 어떤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의 재력(材力)이다. 내가 말하는 재력은 후자에 가깝지만, 현대 사회에서 재물의 힘을 놓칠 수는 없다.
살아가는 동안 만나게 될 다양한 사건들에게서 유연해지려면 감당해 낼 수 있는 능력의 재력을 부부가 함께 길러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기본기는 위에서 말한 '체력'이 될 수 있겠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거나 부부 서로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재물을 말하는 재력은 단 번에 생기진 않는다. 그래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면서 꾸준히 힘을 길러나가야 하는 것이다.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기에 오늘도 소비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낸다.
체력과 재력은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도 적용이 된다.
컨디션과 직결된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에 여유가 생기고, 온 힘을 다해 놀아줄 수 있으며 집안 살림까지 해낼 수 있다.
또한, 재력(財力)이 되어야 아이들 교육도 시키고 원하는 방향으로 키우기가 수월해진다. 아이들이 좀 더 어렸던 시절에는 ‘육아는 연장 빨’이라는 말도 있었다.
연장을 구매하기 위해서라도 재력은 필요하다.
아이들 포함해서 집안에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사건 사고에 노출된다. 그럴 때마다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는 능력인 재력(材力)도 반드시 필요해진다.
결국은 체력과 재력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부부관계뿐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힘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함께하는 이들과 잘 지내는 것. 그것만큼 인간에게 큰 기쁨이 있을까. 모든 것은 관계에서 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꾸준히 힘을 길러 사이좋게 지내봅시다.
컨디션과 기분과 태도가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중 제일은 컨디션.
컨디션 관리를 위해 해볼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실 요즘 같은 때에는 불필요한 것을 안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싶은 마음이다.
힘을 뺄 곳은 빼야 중요한 것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것. 그렇게 균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게 우리의 숙명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