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온 나라를 들끓게 한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온라인 서점은 접속이 되지 않았다. 처음엔 내 컴퓨터의 우리 집 인터넷 환경에 오류가 난 줄 알았다. 몇 번 도전하다가 급한 책이 아니었기에 다음에 찾아보기로 하고 빨리 포기했다.
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평소 내가 눈여겨 둔 책을 찾아보려는데, 도서관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또 말썽 부리는 줄 알고 몇 번을 껐다가 켰다. 결국 포기하고 책을 반납만 하고 돌아왔다. 저녁에 집에 와서 다시 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니 안내 문구가 떴다. 한강 작가 책을 찾는 사람이 너무도 많아 일시적으로 오류가 났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책 때문에 난리가 난 적이 있었던가. 노벨문학상의 힘이 크긴 큰가 보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이 책에 대한 사랑을 드높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에선 한강 작가의 책에만 쏠림 현상이 일어나 작은 출판사들은 오히려 상황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한강 작가의 책에 대한 궁금증이 길게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다른 많은 작가들의 작품에게로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이 시점에서 문득 나는 책을 왜 그렇게 읽어대는가? 나에게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예전에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들었던 질문에 대한 답에 지금의 생각을 덧붙여 보았다.
도서관 새 책 안내대에 가면, 사람들이 시장에 가서 물 좋은 생선이나 신선한 채소를 고를 때처럼 내 눈은 커진다. 이번에는 어떤 책이 들어왔을까? 이건 좀 아니네. 이거, 이거 좋다! 작가와 제목을 보고 책을 펼쳐 든다. 겉표지를 살피고 뒤표지의 추천사도 읽어본다. 목차를 보고 읽을지 판단한다. 달뜬 얼굴로 집으로 데려온다.
내가 질릴 수 없도록 다양한 책이 매시간 쏟아져 나온다. 한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다 읽을 수 없는데 차라리 읽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젠 책의 매력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않기로 했다. '내가 읽을 수 있는 만큼만 읽으면 되는데 뭐가 걱정이지?'로 생각을 바꿨다.
나는 20대까지 소설만 읽었다. 그 당시 책은 내게 온갖 군상들을 간접 체험하고 그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30대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만 읽었다. 동화책, 학습서, 참고서 등등 그 시절에 나는 없었다. 40이 되어서야 다시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50대 중반을 살고 있는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