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박상재 글 김현정 그림 샘터
오빠 생각이란 시를 아시나요?
'뜸북 뜸북 뜸북새'로 시작하는 노래는 다들 익숙하시죠?
최순애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 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어린이》 1925년 11월호
어렸을 때 하도 많이 듣고 불러서 지금도 1절은 그냥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12살 최순애 어린이가 잡지 《어린이》에 기고하여, 1925년 11월에 발표된 시입니다. 최순애 어린이는 정말로 서울 간 오빠를 그리워하며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2025년이면 이 시가 나온 지 100년이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 샘터사에서 박상재 님의 글과 김현정 님의 그림으로, 동화로 재탄생되었습니다.
봄이 되니 봄바람이 살랑이고 꽃들은 피는 데 공부하러 일본에 간 오빠는 연락이 없습니다.
순이는 오빠가 보고 싶어 밥도 먹기 싫고 학교도 가기 싫습니다.
순이는 수원 화성 근처에 삽니다. 어느 날 순이는 친구 홍이와 수원화성에서 제일 높은 용두각에 올라갑니다. 용이 나온다는 연못도 보고 같이 그림도 그립니다.
또 어느 날은 둘이 함께 무지개가 보고 싶어 도시락을 싸가지고 광교산에 오릅니다. 가까이 보이던 광교산은 가도 가도 나오지 않습니다. 어느새 해가 졌습니다. 캄캄해집니다. 동네 어르신이 두 아이를 발견하고는 불을 밝혀 길을 이끌어주십니다. 그런데 다리도 아프고 자꾸 잠이 와서 둘은 주저앉아 잠이 듭니다.
어르신 덕분에 아버지와 오빠가 찾아왔습니다. 오빠 등에 업힌 순이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오빠는 할 일이 많다며 서울로 떠납니다.
순이는 오빠가 가는 것이 싫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뜸북 뜸북 뜸뜸북…….”
논에 사는 뜸부기도 같이 슬퍼합니다.
순이는 날마다 오빠를 기다립니다.
가을이 되었습니다.
순이는 오늘도 언덕에 올라 기러기를 보며 오빠를 그리워합니다.
그림 동화 『오빠 생각』은 일제 강점기 혹한의 시절에도 아이들에게는 순수한 마음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빨간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은 단발머리 순이와 남색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홍이가 책보를 메고 언덕을 넘어 학교를 오가는 모습에서 그 시절 감성을 느끼게 합니다. 맑은 눈의 아이가 오빠를 그리는 모습은 안쓰럽습니다. 그 모습에 가슴 뭉클해지다가 무지개가 보고 싶어 앞뒤 따지지 않고 산길을 가는 천진난만한 모습에는 절로 웃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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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샘터사에서 주관하는 '물장구 서평단'의 일원으로 책을 제공받아 책을 읽은 느낌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