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궁금한 우주와 별 그리고 인간의 삶과 죽음

『코스모스』9장 10장 11장

by 발자꾹

설 명절을 지내느라 한 주 만나지 못했더니 오늘은 먹거리도 수다도 넘쳐흘렀다. 결혼한 조카가 아이들까지 데려와 대식구를 치르느라 애쓴 이도 있고 설 다음 날이 시아버지 생신이라 친정과 시댁을 오가느라 눈코 뜰 새 없었던 이도 있었다. 하지만 87세 되신 시아버지 차가 도랑에 박혀 고생했다는 얘기에 모두 놀라 다른 이야기는 쏙 들어가 버렸다. 차는 쓸 수 없을 만큼 망가져 폐차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소리에 그저 ‘감사합니다’ 소리만 나왔다.


그러고는 다시 명절 얘기가 한참 이어졌다. 명절 상차림 줄이는 방법을 얘기하다 잘 먹지 않는 생선 대신 붕어빵을 올리면 어떨까 하는 의견에 모두 배꼽이 빠지라 웃었다. 하지만 그저 웃고 넘길 일은 아니다. 먹지도 않는 음식을 차리느라 돈 들고 힘만 빼는 것보다 가족들이 먹고 싶은 걸로 하나씩 바꿔가자는데 모두 동의했다.


그녀들에게 전해진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으로 책을 지원한다고 했다. 성인 대상 책은 장강명 작가의 『책, 그게 뭐라고』이다. 우리는 한 목소리로 제목부터 재미있다며 읽고 토론하자고 흔쾌히 동의했다. 저마다 가진 책에 대한 생각과 작가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풀어놓으면 얼마나 재미있을지 벌써 그날이 기다려진다.


한 주를 건너뛰고 모이면 이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끝도 없이 쌓인다. 그런데 오늘은 두 주 만에 만나니 9장과 10장, 11장 세 장을 읽고 토론하기로 했다. 시간이 부족하다. 아쉽지만 『코스모스』를 펼쳤다.



명절 지내고 나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들 했다.

간신히 읽었다.

하지만 읽었다.

글자만 읽었다.

그래도 읽었다

글자만 읽었다

어쨌든 약속을 지키려 세 장을 다 읽어낸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기로 했다.


9장 별들의 삶과 죽음

9장에서는 별들의 이야기에 앞서 재미있는 숫자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드 캐스너와 조카 이야기. 캐스너의 아홉 살짜리 조카가 1 다음에 0을 100개 붙여놓고 구골이라 이름 붙였다. 구골은 아주 큰 수를 뜻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낱말이 있지 않은가? 바로 검색의 대명사가 된 ‘구글’이다. 처음엔 그냥 구골에서 따왔으려니 하고 구글의 어원을 구글에 물었다. 그 대답이 황당했다.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를 조직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회사명을 구골(Googol)등록하려했으나 철자를 틀려 구글(Google)이 되었다는 것이다. 칼 세이건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우리는 구골이라는 단어에 한참 머물러 있었다.


별이 태어나고 죽는다는 이야기는 책을 읽으며 이해했다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우리가 지난밤에 본 별이 이미 아주 오래전에 사라진 별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태양이 별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태양은 하나고 영원을 맹세할 때 우리의 보증수표 역할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누군가 말했다. 다가오는 3월 3일 정월대보름이 블러드 문이라고 했다. 또 36년 만에 개기일식이 대보름과 겹쳐 장관을 이룰 거라고도 했다. 기대가 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하늘에 큰제사를 지내며 빌고 또 빌었을 텐데 우리는 과학의 발전을 통해 걱정 없이 즐길 수 없어 다행이다.


지구에 사는 우리 몸속 원소가 지구에서 난 것이 아니란다. 별이 폭발할 때 만들어진 것이라 하니 역시 우리 모두는 별의 자손이며 ‘별 그대’이다. 갑자기 외계인이 나타나 ‘반갑다 친구야!’라고 말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10장 영원의 벼랑 끝


10장을 펴면서 다들 제일 어려웠노라 털어놓았다.


지구에 사는 우리 인류는 앞서 말한 대로 모두 별의 자손들이다. 하지만 그 별이 생겨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지금부터 100억 년 또는 200억 년 전에 ‘우주의 알’이 있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빅뱅이라 불리는 대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헤쳐 모여를 반복하다 지금의 우주가 탄생했고 우리는 그 우주의 한 귀퉁이에 있는 태양계의 자그마한 푸른 점에서 아옹다옹 다투며 하루하루 살고 있다.


누군가 지구와 너무도 닮은 쌍둥이 행성이 발견되었다고 하자 그게 사실이라면 이렇게 조용할 수 없다며 모두 가짜 뉴스라 했다. 정말 지구와 닮은 행성이 발견된다면 우리 인간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지구를 버리고 옮겨 가려고 할까? 지금 스페이스-X 프로젝트를 보면 그러고도 남음이 있겠다.


은하는 약 1,000억 개의 별로 만들어지고 우리 몸은 약 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별이 태어나고 죽듯이 우리 몸속 세포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정말 아주 작은 은하인가? 알수록 신기한 것이 과학이다.


빅뱅 이후 우주는 중심이 없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니 우리 우주는 어디까지 언제까지 뻗어갈 수 있을까? 블랙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우주 이야기는 자꾸 영화 “스타워즈”를 떠오르게 한다. 솔직히 그만큼 실감이 안 난다.


과학이 발전하면 빅뱅 이전 세계를 알 수 있을까? 외계 다른 생명체들은 그 비밀을 알고 있을까? 책을 읽을수록 궁금해진다. 다른 과학책들이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고 하면 이 책 『코스모스』는 호기심을 뛰어넘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모르는 분야지만 관심이 가도록 한다. 과학에 대한 접근법이 달랐다면 우리도 과학을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이들은 과학을 좋아할까?


11장 미래로 띄운 편지

가장 재미있었다는 11장은 고래 이야기로 시작한다. 공룡보다도 커다란 존재 고래가 오랜 세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그들만의 세계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혹등고래의 노래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대서사시만큼이나 길다는 것도 놀랍고 산업혁명 이전에는 지구 끝에서 끝까지 그들의 신호가 전달되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우리 인간이 그들의 가장 큰 방해꾼이라니 미안하기 그지없다.


진화를 통해 인간의 뇌가 발달했다는 얘기도 흥미로웠다. 폴 맥린은 반사 작용, 심장 박동 등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뇌간을 둘러싸고 있는 R-영역은 자기 방어, 위계질서를 관장하는데 파충류 시기에 발달했고, R-영역을 둘러싼 변연계는 기분과 감정을 제어하는데 영장류 이전 포유류 시기에 발달했으며, 뇌의 가장 바깥 부분인 대뇌피질을 통해 직관과 분석, 추론을 하는데 영장류 시기에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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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뇌의 진화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외부에 기억 저장소를 만들었다. 우리는 이를 도서관이라고 부른다. 칼 세이건이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종이로 만든 책 보다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보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았을까?


우리는 종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고창 황윤석 도서관을 비롯해서 전국 곳곳의 다양한 도서관 이야기를 이어갔다. 포도송이 작가님의 도서관 기행이 떠올라 부러웠다. 한 곳 한 곳 시간을 내서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우리가 매주 한 권씩 평생 책을 읽어도 수천 권을 넘어설 수 없는데 날마다 전 세계에서 일만 권이 넘는 책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기에 얼마나 많이 읽느냐 보다 어떤 책을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칼 세이건의 말에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 인간은 지금 지구상의 최고 포식자가 되었고 이제 우주로 눈을 돌릴 만큼 발달된 세계에 살고 있다. 하지만 지구 환경이 조금만 달랐더라면 세상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우월하기에 지금의 문명을 누린다는 자만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류는 지구상의 다양한 정보를 담아 보이저호에 실었다. 보이저호는 어느새 태양계를 넘어 우주를 유영하고 있으며 곧 교신이 끊기고 우주에서 삶을 마감할 것이다. 보이저호에 담긴 정보를 알아보는 고등 생명체가 어딘가에 있을까?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만 왠지 반갑다. 언젠가는 우리도 ET를 만나게 될까? 적이 아니라 친구이기를 바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이제 12장과 13장 두 장만 남겨놓았다. 지금까지 지구와 태양계, 우주와 인간을 그동안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았다. 칼 세이건과 함께한 여정이 어떻게 끝날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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