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편지
어제 오후부터 비가 많이 내려서, 오늘은 더 시원하려니 생각했는데 오히려 많이 더워졌네. 논산은 남쪽이구 분지라 더 더울 것 같은데 괜찮니? 어제 '더 캠프'에 올라온 네 사진을 양쪽 할머니 댁에 톡으로 알려드리니까, 다들 네가 환하게 웃고 있어서 보기도 좋고, 맘이 놓인다 하시더라. 밤에는 큰고모한테 페이스타임(영상통화) 신청해서 미국 여행 간 큰엄마랑 정이 누나도 얼굴 보고 인사했어. 거기도 다 잘 있나 봐.
너 제대하고 네 누나랑 같이 미국 가면 좋겠다고 했더니 정이 누나도 단번에 같이 간단다. 역시 너네는 찰떡이야 하하. 현이는 혼자서(엄마랑 언니가 여행 갔으니) 자유를 누리려고 할 것 같아 연락을 안 했는데, 할머니가 날마다 가시나 봐. 할머니의 지극 정성을 누가 말릴 수 있겠니?
엄마랑 아빠는 요즘 네 방에 있던 책상을 거실 한가운데에 놓고 마주 앉아서 날마다 공부하고 있어. 엄마는 이번 주 일요일에 시험이 끝나지만, 아빤 7월 6일에 (자격증) 시험 보거든. 그래서 엄마 시험 끝나도 같이 공부하기로 했어. 사실, 요즘 공부가 잘 안 돼서 카페 같은 데 가서 가볼까 했더니, 아빠가 엄마 속을 들여다보았는지 책상 배치를 바꿔 놓은 거야. 바뀌니까 생각보다 훨씬 좋아. 마주 앉아서 하니까 공부가 더 잘 되고 허리도 편해졌어. 역시 공부는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게 젤 편하당.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할 텐데 행군은 아직 안 했니? 발이 많이 아플까 봐 걱정이다. 아프면 너무 많이 참지 말고 말하는 거 알지? 네가 괜찮다고는 했는데 걱정쟁이 엄마가 맘이 안 편하네. 너 훈련소 들어가자마자 엄마도 감기 기운이 있는 거 같아(아들이 주말 통화 중에 감기로 열이 났었다고 알려줬네요.) 한의원에 갔더니, 너무 걱정이 많아서 속병이 난 거래. 한의사 쌤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너 아주 의젓하니 훈련도 잘 받고, 몸도 잘 만들어 올 거라고 그러더라. 약 먹고 침 맞고 해서, 이제 많이 나았어.
울 아들이 씩씩하게 잘 생활해 줘서 그런가 봐.
날마다 더 건강하고 더 멋진 국군 형아가 되고 있을 울 아들 덕에, 엄만 시험 기간에도 행복하다.
사랑해.
건강하고.
또 편지 보낼게.
입소 9일째
2019년 6월 19일
-옴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