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날씨가 찌뿌둥한데 훈련할 땐 이런 날씨가 더 좋으려나?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영등포에서 부개동 아줌마들 만나는 날이야. 얼굴 보자마자 이번엔 잘 들어갔냐며 물어보더라. 같이 걱정해 주고 염려해 주는 이들이 많아서 고맙고 행복했어. 윤이 형은 전방 가까운 곳으로 파견 나가 있는데 요즘엔 취사병처럼 밥하고 반찬도 하고 있대. 철이 형은 해안 경비대에 있대. 돈이 형아는 석 달 뒤면 제대라 했으니 제일 먼저 나올 것 같아. 현이 형은 아줌마가 모임에 안 나와서 모르겠다. 아무튼 내년 초반이면 다들 제대하겠다. 한 살 차이 형들이 너보다 일 년 앞서 복무를 마치고 나오네. ㅎㅎ
이번 주면 기말시험이 끝나니까, 다음 주엔 미용실 갈 거야. 다혜쌤한테 울 아들 사진 보여주고 자랑해야지.
좀 있으면 편지 마감 시간이라 그런지 맘이 조급해져서 쓸 말이 자꾸 사라진다. 오늘은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바보 같은 엄마는 다 큰 군인 아저씨를 자꾸만 걱정하네. 한편으론 의젓한 모습을 떠올리다 또 한편으론 김치 한쪽(배식을 늦게 받는 바람에 반찬이 없어져서)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서 ‘배고프면 어쩌나?’ 맘이 아파진다.
근데 어깨는 얼마나 더 넓어졌을까 궁금하기도 하네. 잘 있으려니 하면서도 모르는 번호가 뜨면 혹시나 하고 받으려다, ‘아차! 보이스 피싱?’ 하고 전화기랑 마음을 같이 내려놓는다.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아서 오늘은 이만 쓸게.
2019년 6월 20일
입소 10일째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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